멀리서 찾지 않아야 진정한 행복이다
[정병진 기자]
▲ 어린 아들과 노숙인 쉼터에 들어가는 가드너 한 교회가 마련한 노숙인 쉼터에 어린 아들과 함게 들어가는 가드너 |
ⓒ 넷플릭스 |
이 영화는 한 흑인 미국인이 수많은 역경을 딛고 밑바닥 생활에서 선망받는 '주식 중개인'이란 정규 직장을 얻는 과정을 그립니다. 주인공 가드너(윌 스미스 분)는 아내 린다(탠디 뉴턴 분)와 어린 아들 크리스토퍼(제이든 스미스)와 함께 살아갑니다. 가드너는 의료기기 스캐너 외판 사업을 하지만 신통치 않았습니다. 아마 8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는 거 같습니다.
모든 재산을 털어 의료기기 스캐너를 사들여 판매하러 다녔기에 그 가정의 삶은 매우 곤궁하였습니다. 방세나 아들 놀이방 이용료가 밀리기 일쑤였고 뾰족한 대책도 없었습니다. 견디다 못한 아내는 멀리 뉴욕의 식당 일자리를 구해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 뒤 가드너는 아들 크르스토퍼를 데리고 노숙을 해야 할 정도 딱한 처지에 내몰립니다.
이러한 비참한 생활 속에서도 그는 의료기기 스캐너를 팔러 부지런히 뛰어다녔고 안정된 직장을 얻고자 부단히 노력합니다. 아무런 급여도 없이 6개월 일해야 하는 주식 중개인 인턴 과정에 들어가 20대 1의 경쟁을 뚫고 주식 중개인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인턴 과정을 밟을 때 그는 흑인이라 차별 대우를 받습니다. 직장 상사는 그에게 온갖 잔심부름을 시킵니다. 그래도 가드너는 아무런 군말 없이 그 모든 걸 묵묵히 이겨냅니다.
▲ 정규 직원으로 뽑힌 가드너 인턴쉽을 마치고 정규 직원으로 뽑힌 가드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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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기억나는 장면은 가드너 부자처럼 당장 잠잘 방 한 칸 없는 노숙인이 어느 대형교회가 마련한 쉼터를 하룻밤 이용하고자 매일 기나긴 줄을 서는 모습이었습니다. 가드너 가족이 살던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임대 주택 월세가 무척 비싼 편이라고 합니다. 80년대 초반 원룸 아파트 평균 월세는 300~500달러였고, 이는 미국 내 주요 도시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가 묘사한 미국 사회는 빈부 격차가 극심해 끔찍해 보였습니다. 가드너 사례를 보면 가난한 흑인이 안정된 직장 하나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처럼 비칠 정도였습니다. 80년대 미국 경제 사정과 사회복지는 지금과 사뭇 다르기에 그렇게 묘사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 크리스 가드너와 그의 아들 금문교 아래의 가드너와 그의 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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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궁금합니다. 가드너는 그토록 열심히 추구하던 '행복'을 찾았을까요? 행복이란 좋은 직장과 물질적 부요만으로 얻는 건 아닐 겁니다. 그렇다고 너무 가난해 아내가 떠나고 아들마저 재울 방한 칸 마련하지 못하는 생활도 '행복'과는 너무 거리가 먼 상태입니다. 어쩌면 행복은 욕심을 줄이고 '평범한 일상'에 감사할 때 찾아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성공'과 '행복'을 찾아다니느라 숱한 경쟁에 치여 인생을 허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제 소견은 그렇습니다. 누구나 가드너 같이 될 순 없는 일이기에 그의 사례는 참고는 될 수 있어도 보편적인 적용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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