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약’ 알고 보니 마약류...ADHD 치료제 불법 유통 폭증 [국회 방청석]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4. 9. 2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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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9월 모의고사 앞두고 마약류 669건 적발
암페타민 성분의 ‘애더럴’이 72.7% 차지
“차단까지 99일 걸려...감시 체계 고도화해야”
식약처가 8월 4∼14일 실시한 ‘수험생 관련 식의약품 부당광고·불법유통 특별점검’에서 마약류 불법 유통 사례가 총 669건 적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속여 온라인에 판매한 사례가 지난해 수능 직전보다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8월 4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수험생 관련 식의약품 부당광고·불법유통 특별점검’에서 마약류 불법 유통 사례가 총 669건 적발됐다. 이는 식약처가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실시한 마약류 부당광고 집중점검 당시 적발 200건보다 약 3.4배 증가한 수치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승인은 받았지만, 국내에선 유통이 금지된 약품 ‘애더럴’이 전체 적발 사례의 72.7%를 차지했다. 애더럴은 각성제인 암페타민의 일종으로, 몸의 중추 신경계를 흥분시키는 작용을 한다. 미국에서는 주로 주의력결핍장애(ADD)나 ADHD 치료에 쓰인다.

국내에서도 쓰이는 대표적인 ADHD 치료제 ‘콘서타’와 ‘페니드’의 불법 판매 건수는 각각 142건, 41건으로 집계됐다.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는 이들 약물은 주로 소셜미디어(SNS), 블로그, 오픈마켓, 일반 쇼핑몰 등에서 일명 ‘집중이 잘되는 약’으로 둔갑한 채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지난 9월 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목고등학교 학생이 문제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ADHD 치료제는 본래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재흡수 억제제(NDRI)이자 중추신경 흥분제로 치료 대상의 각성 작용을 기대하고 사용한다. 하지만 ADHD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이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신경절의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가 강제로 높아져 지나친 흥분 상태에 이르고, 해당 약물 등에 의존도가 높아지면 중독에 빠질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치료에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을 판매·광고하는 행위나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으로 처벌 대상이다. 한지아 의원은 마약류 관련 불법 유통 정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차단되는데, 접수 시점부터 심의 의결까지 평균 99일이 걸린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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