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로봇’ 韓 제작진 “그림으로 따뜻함 전하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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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고객에게 배송되던 중 태풍에 휩쓸려 야생에 불시착한 로봇 로즈는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주변 동물들의 행동을 배우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 한다.
명령대로 수행하는 로봇인 로즈에게 입력된 과제는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브라이트빌을 다른 새들과 함께 따뜻한 곳으로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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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박혜정 애니메이터 화상 인터뷰
주문 고객에게 배송되던 중 태풍에 휩쓸려 야생에 불시착한 로봇 로즈는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주변 동물들의 행동을 배우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 한다. 로즈는 어느날 벌어진 사고로 기러기 알을 품게 된다. 기러기 브라이트빌은 태어나자마자 만난 로즈를 엄마로 인식한다.
동물들은 자신들과 다른 로즈를 괴물로 여긴다. 남들보다 짧은 날개를 가지고 약체로 태어난 브라이트빌도 다른 기러기들로부터 무시당한다. 명령대로 수행하는 로봇인 로즈에게 입력된 과제는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브라이트빌을 다른 새들과 함께 따뜻한 곳으로 보내는 것이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드림웍스 30주년 기념작 ‘와일드 로봇’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와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아동 문학 거장 피터 브라운의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로봇과 동물들이 자연을 배경으로 펼치는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를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스크린에 구현해 냈다.
지난 27일 국내 언론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허현 3D 모델링 감독은 “로즈를 디자인할 때 사람의 형태를 바탕으로 하지만 사람같이 보이지 않도록 할 것, 순수하고 친근한 이미지이되 가제트나 스위스 나이프처럼 여러 기능을 가진 ‘만능 키트’일 것 등을 목표로 세웠다”며 “로봇은 딱딱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로즈는 삼각형과 사각형이 아닌 원에서부터 출발했다. 원이 가진 따뜻함과 유연함을 살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로봇의 얼굴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점은 과제였다. 허 감독은 “결국은 감정을 표현할 수단이 눈밖에 없었다. 크리스 샌더스 감독이 눈을 아주 비싼 카메라 렌즈처럼 표현하는 방법을 제안했다”며 “셔터가 올라가거나 내려오는 것, 조리개가 넓어졌다가 좁아지는 것 등을 통해 슬픔과 기쁨을 전달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와일드 로봇’은 다채로운 색감의 회화처럼 그려낸 배경으로 영화의 온도를 높인다. 이 작업을 맡은 디지털 매트 아티스트 박혜정 애니메이터는 “3D를 2D 그림처럼 구현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실사같은 화면을 부각시켰던 기존의 영화와 정반대의 접근”이라며 “많은 콘텐츠가 쏟아져나오고 자극적인 것들을 찾는 시대에 다시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도 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작화”라고 표현했다.
드림웍스에 2003년 첫 한국인 애니메이터로 입사한 허 감독에게 30주년 기념작을 이끈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3년의 시간을 가득 채워 작업한 ‘와일드 로봇’은 가족이 함께 영화관에 들어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나올 수 있는 영화”라며 “말보다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사회의 외톨이로서 역경을 견디며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캐릭터들을 통해 요즘같은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힘이나 권력, 물질이 아니라 서로에게 배려와 친절을 베푸는 것 아닐까 질문한다”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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