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외교장관, 11월 페루 APEC 때 "고위급 교류 공감대"
한중 외교장관이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고위급 교류를 지속 이어나기로 합의했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제79차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가운데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약 45분간 회담을 갖고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양국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올해 들어 한중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11월 APEC 정상회의 등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다자회의에서도 고위급 교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이와 같은 고위급 협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내년도 한국의 APEC 의장국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양측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11월 APEC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정부 차원의 협력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의회, 학술 분야의 교류 및 인적 교류를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이날 왕 부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중의원연맹 대표단을 직접 환영해 준 데 대해 감사 인사를 하고, 한중우호미래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한중우호미래포럼은 지난 2022년 11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으로, 양국의 정부·학계·민간 인사들이 참여하는 1.5 트랙 대화 형식으로 개최가 추진 중이다.
한편, 양측은 경제 협력이 서로의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중요한 기반이라는 공감대 하에 양국 간 실질 협력의 모멘텀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왕 부장은 특히 한중 양국이 역내 주요 경제 강국으로서 아태지역의 경제 통합을 위해 적극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조 장관은 이날 “북한이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고, 10월 초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각종 도발을 예고하는 등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한중 양국이 고위급에서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탈북민 보호에 대해 우리 정부가 부여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양국의 공동이익에 해당한다며 중국도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회담 모두 발언에서 양국의 최근 교류와 협력을 거론하면서 “양국 관계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양측이 수교(1992년) 때의 정신과 우호 및 호혜의 방향에 계속 헌신한다면 중한관계는 앞으로 꾸준하고 건전하게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지난 5월 베이징을 시작으로 7월 라오스 비엔티엔 만남에 이어 이번까지 4개월여 사이에 3차례 회담했다. 왕 부장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조 장관과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한국 외교부는 전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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