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1위!' KIA, 0-6 뒤집고 12-8 역전승...롯데 침몰 시키고 2연패 탈출 [사직:스코어]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가 무려 6점 차의 열세를 뒤집는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왜 자신들이 2024년 최강의 팀인지를 보여주는 승리였다.
KIA는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12-8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5일 정규리그 1위 확정 후 주전 선수들을 배제한 채 게임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이 값진 경험은 물론 자신감까지 얻게 됐다.
KIA는 이날 타선의 힘이 빛났다. 김도영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윤도현 2안타 3타점 1득점, 박찬호 2안타 1타점 2득점, 이창진 1안타 1타점 1볼넷 2득점, 변우혁 1안타 3타점 2득점 2볼넷, 서건창 1안타 1타점 1득점, 한승택 1볼넷 1타점 1득점 등으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
KIA 마운드는 선발투수로 나선 윤영철이 3⅓이닝 5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 김기훈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피홈런 4실점 등으로 무너졌지만 타선이 투수들의 난조를 메워줬다.
반면 롯데는 5회까지 완벽투를 펼쳤던 에이스 찰리 반즈가 6회부터 갑작스러운 난조를 보이면서 게임이 꼬였다. 반즈는 5⅓이닝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 5실점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달성이 불발됐다.
롯데 타선은 분전했지만 뼈아픈 역전패 속에 고개를 숙였다. 황성빈 1안타 1득점, 레이예스 1안타 1득점, 이호준 2안타 2타점 1득점, 전준우 2안타 1타점 2득점 2볼넷, 나승엽 1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윤동희 2안타 1득점, 박승욱 1안타 1타점, 정훈 1안타 1타점 활약도 빛이 바랬다.
▲초반은 투수전, 쾌조의 스타트 끊은 반즈와 윤영철
롯데는 이날 황성빈(중견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전준우(좌익수)-나승엽(1루수)-윤동희(우익수)-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반즈가 3년 연속 10승을 목표로 마운드에 올랐다.
KIA는 김도영(지명타자)-윤도현(3루수)-박찬호(유격수)-이우성(우익수)-이창진(좌익수)-변우혁(1루수)-김호령(중견수)-김태군(포수)-김두현(2루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들고나왔다. 윤영철이 반즈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초반은 투수전이었다. 롯데 반즈는 1회초 선두타자 김도영을 3루 쪽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윤도현을 삼진,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 이우성을 삼진으로 잡고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반즈는 2회초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이창진을 중견수 뜬공, 변우혁을 삼진, 김호령을 1루 땅볼로 솎아내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초 선두타자 김태군이 2루타로 출루한 뒤에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윤두현을 3루 땅볼, 김도영을 삼진, 윤도현을 유격수 땅볼로 막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윤영철도 출발이 깔끔했다. 1회말 선두타자 황성빈을 3루수 파울 플라이, 레이예스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2사 후 고승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손호영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첫 이닝을 마쳤다.
윤영철은 2회말 선두타자 전준우, 나승엽을 연이어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순간적인 제구 난조로 윤동희, 박승욱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기도 했지만 정보근을 삼진 처리, 첫 고비를 넘겼다.
윤영철은 3회말 1사 후 레이예스에게 시즌 200안타를 허용, 잠시 주춤했다. 다만 고승민을 중견수 뜬공, 손호영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고 큰 위기 없이 순항을 이어갔다.
▲'0'의 균형 깨뜨린 롯데, 대타 작전 성공과 나승엽의 홈런 폭발
팽팽하던 '0'의 균형이 깨진 건 롯데의 4회말 공격이었다. 선두타자 전준우의 볼넷 출루, 1사 후 윤동희의 우전 안타로 주자를 모은 뒤 박승욱이 해결사로 나섰다. 박승욱은 1·3루 찬스에서 깨끗한 우전 안타로 3루 주자 전준우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팀에 1-0 리드를 안겼다.
롯데는 한 점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계속된 1사 1·3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정보근의 타석 때 대타로 나선 베타랑 정훈이 클러치 본능을 뽐냈다. 정훈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롯데가 2-0의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5회말 곧바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이호준이 우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3루타를 쳐내면서 공격의 물꼬를 터줬다. 이어 손호영이 볼넷을 골라 나간 뒤 전준우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나승엽의 방망이까지 불을 뿜었다. 나승엽이 3점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롯데가 6-0으로 멀찌감치 도망갔다.
나승엽은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KIA 좌완 영건 김기훈의 6구째 131km짜리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침묵 깬 호랑이 타선, 거인 마운드를 삼켰다...순식간에 승부는 원점으로
kIA는 5회까지 롯데 선발투수 반즈의 구위에 눌려 있던 답답한 흐름을 6회초 수비에서 바꿔놨다. 선두타자 김두현, 김도영의 연속 안타에 이어 윤도현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 6-1로 따라붙었다.
KIA는 윤도현의 적시타 이후 타선 전체가 살아났다. 곧바로 터진 박찬호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흔들리는 반즈를 두들겼다. 무사 1·2루에서 이우성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창진의 1타점 적시타, 변우혁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6-5까지 격차를 좁혔다.
기세가 오른 KIA는 기어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계속된 1사 1·2루 동점 찬스에서 대타 서건창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서건창의 1타점 적시타까지 더해진 KIA는 스코어 6-6 동점을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KIA는 내친김에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1사 1·3루에서 대타 고종욱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라인 드라이브로 잡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김도영도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리드 되찾아온 롯데, 이호준의 천금 같은 2타점 2루타
롯데는 6회말 공격에서 리드를 되찾아왔다. 선두타자로 나선 리드오프 황성빈이 내야 안타로 출루, 다소 침체됐던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속타자 레이예스의 내야 땅볼 때는 KIA 유격수 박찬호의 포구 실책이 나오는 행운이 겹치면서 무사 1·2루 찬스가 중심 타선에 연결됐다.
롯데는 여기서 이호준이 게임을 지배했다. 이호준은 앞선 5회말 첫 타석에서 3루타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데 이어 이번에는 마수걸이 장타까지 생산했다. KIA 우완 장현식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쳐내 팀에 8-6의 리드를 가져다줬다.
이호준은 KIA 야수진이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실책을 범하자 지체 없이 3루까지 뛰어 추가 진루까지 이뤄냈다. 순간순간 집중력을 유지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롯데는 다만 계속된 무사 3루에서 더 도망가지는 못했다. 손호영이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전준우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나승엽이 병살타를 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붕괴된 롯데 마운드, 빈틈 파고든 호랑이 발톱...역전 성공한 KIA
KIA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7회초 1사 후 박찬호, 박정우의 연속 안타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롯데 벤치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투수를 정현수에서 진승현으로 교체했지만 진승현이 이창진에게 볼넷을 헌납, KIA가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KIA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변우혁이 볼넷을 골라내면서 밀어내기로 한 점을 만회했다. 대타 최원준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가 이어지면서 스코어는 8-8 동점이 됐다.
KIA는 계속된 2사 1·2루에서 행운까지 뒤따랐다. 서건창이 롯데 투수 송재영에게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을 했지만 낫아웃 폭투로 출루, 또 한 번 만루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투수를 정우준으로 교체, 추가 실점을 막으려고 했지만 정우준까지 무너졌다. 정우준이 한승택, 김도영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KIA는 밀어내기로만 2점을 더 보탰다.
롯데는 다시 한 번 투수를 이민석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KIA의 기세를 꺾을 수는 없었다. KIA는 윤도현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12-8로 점수 차를 벌리고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KIA는 이후 불펜진이 7, 8, 9회말 롯데의 저항을 깔끔하게 잠재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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