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음주 뺑소니범 정체는?…직업·주소 등 의문투성이
경찰 "수사 중"이라며 언급 회피
광주 '마세라티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운전자 김모씨(33)가 도주 67시간 만인 지난 26일 검거됐지만, 피의자들의 수상한 행적이 드러나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의혹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28일 연합뉴스는 광주서부경찰서 등의 말을 인용해 수사에서 마세라티 운전자인 김모 씨가 태국에 주로 거주한다는 사실만 드러났을 뿐 광주에 온 경위나 직업, 국내 주소 등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검거됐다.
김씨는 수개월 동안 태국에서 머물렀다는 사실이 입출국 기록으로 확인됐으나 무슨 일 때문에 태국에 거주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무직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태국에서 어떠한 일을 했는지, 장기간 머무르다가 돌연 입국한 사유 등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다"라며 함구하고 있다. 특히 김씨의 직업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서 그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고 경위와 차량, 도주 과정 등에서도 미심쩍은 점이 여러 가지다.
김씨는 이달 중순 한국에 들어와 수도권 등지에서 20대 시절부터 알고 지낸 또래와 만나다가 사고 전날인 23일 고향인 광주에 와 사고를 냈다. 그는 광주에 오자마자 친구 최모씨로부터 마세라티 차량을 빌려 탔고, 이 차량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해당 차량은 서울의 한 법인 소유 차량인데, 해당 법인은 경찰에 "되돌려 받지 못한 차량"이라고만 답했다. 어떻게 해서 이 차량이 광주에 오게 됐는지도 명확지 않다.
김씨의 국내 주소지도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김씨의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지는 광주 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로 허위 등록돼 있다. 또 사고 후 마세라티를 버리고 도주한 김씨의 행적도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김씨는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편도 4차선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마세라티를 운전하다 새벽 퇴근길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인근 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사고 직전 김씨가 벤츠 차량을 운전하는 자신의 일행과 도심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이 찍혔다. 당시 김씨는 사고 지점에 다다르기 전 일행의 벤츠와 함께 신호를 위반했다. 벤츠 차량은 피해자들이 탄 오토바이를 가까스로 지나쳐 갔지만, 벤츠 차량을 쫓아가던 마세라티는 속도를 줄이지 않아 오토바이 뒷좌석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연인 관계인 20대 오토바이 탑승자 2명 가운데 여성이 숨지고, 남성도 크게 다쳤다.
김씨는 사고 후 일행의 벤츠 차량으로 갈아탄 뒤 곧장 대전으로 도주했다. 그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껐고, 조력자 휴대전화로 해외 출국을 위한 항공편을 예약했다. 하지만 뺑소니 사고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출국금지가 내려지자 김씨는 해외 도피를 포기하고 다른 조력자로부터 건네받은 대포폰을 이용해 서울로 숨어들었다. 광주청은 형사기동대 30여명을 투입해 그의 뒤를 쫓았고, 추가 투입된 경찰이 저인망식 추적에 나서면서 김씨는 결국 도주 67시간 만에 서울 강남구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교통사고를 낸 사실에 대해 인지했지만, 술을 마셨고 경찰 사이렌 소리가 무서워 달아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대포폰 사용 등 치밀한 도피 행적을 벌인 데 대해 그가 조직범죄 경력자 아니냐는 소문도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관리명단에 김씨와 조력자의 이름이 없다는 이유로 "조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와 조력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사고 경위와 함께 김씨의 정체·조력자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지만, 현재 중요한 것은 뺑소니 사고 경위를 정확히 파악해 김씨에 대한 신병 처리를 하는 것"이라며 "여러 의혹도 규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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