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위법" 국토부 유권해석 2개월… 경찰 고심
탈북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와 관련해 '2kg이 넘을 경우 항공안전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이 나왔음에도 경찰의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탈북민 단체들은 여전히 북한으로 대북 전단을 날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파주경찰서는 지난 6월 경기도가 수사 의뢰한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책임 관서로 지정된 후 국토부에 유권해석 요청했다.
이전까지 경찰은 대북 전단 살포 제재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살포 행위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도가 항공안전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수사를 의뢰하자 경찰은 수사에 앞서 국토부의 유권 해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토부는 경찰청의 요청에 따라 지난 7월 26일 대북 전단을 매단 풍선의 무게가 2kg을 넘으면 무인자유기구로 볼 수 있어 항공안전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경찰에 전달했다.
현행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무인자유기구는 외부에 2㎏ 이상의 물건을 매달고 비행하는 기구를 의미한다. 이를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비행시키는 행위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국토부의 유권해석이 나오고 2개월이 지났지만, 경찰은 여전히 대북 전단을 살포한 피의자들에 대한 혐의 적용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아직 보강 증거 확보와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어서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의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에도 탈북민 단체들은 여전히 북한으로 대북 전단을 날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탈북민 단체 관계자는 "경찰에 연락받거나 조사를 받은 적이 전혀 없고, 지금도 비공개로 대북 전단을 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파주시와 연천군 지역에 대북 전단 풍선이 발견됐다는 112신고가 다수 접수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4일 하루 동안 파주 관내에서 4건의 대북 전단이 발견했으며, 일부 풍선은 2kg 이상 대북 전단을 매단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살포자를 찾기 위해 지문 감식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당 전단을 살포한 이들이 탈북민 단체와 연관이 있는지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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