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흥타령춤축제, 이건 거리 퍼레이드가 아니다

조한필 2024. 9. 28. 06: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건 퍼레이드가 아니다. 거리 공연일 뿐이다." 28일 밤 열린 천안흥타령춤축제(25~29일)의 오랜 명품콘텐츠 '거리댄스 퍼레이드'를 본 느낌이다.

 공연팀은 퍼레이드 시작 지점서 한 번 공연하고, 300m 거리를 관객들 무관심 속에 행렬지어 이동한다.

 이렇게 흥타령춤축제 대표 콘텐츠였던 거리댄스 퍼레이드가 맥 빠지는 프로그램이 됐다.

그런데 거리댄스 퍼레이드가 앉아서 보는 공연으로 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50m구간 처음·끝 공연 2번뿐, 300m 그냥 행진
댄서와 관객 특정 장소에 묶어 거리 역동성 상실
연도 환호 없어 무료한 공연팀 사진 찍기로 분주
 28일 밤 열린 천안흥타령춤축제 ‘거리댄스 퍼레이드’. 시작 지점서 한 번 공연한 외국참가팀이 끝 지점 공연을 위해 썰렁한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이건 퍼레이드가 아니다. 거리 공연일 뿐이다.” 28일 밤 열린 천안흥타령춤축제(25~29일)의 오랜 명품콘텐츠 ‘거리댄스 퍼레이드’를 본 느낌이다. 퍼레이드가 예전 지녔던 역동성을 잃고, 틀에 갇혀 박제화 됐다.

 천안 신부동 방죽안오거리~신세계백화점 550m 구간은 상가 밀집지역으로 사람들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그런데 퍼레이드 구간 처음과 끝 두 군데에 간이 스탠드객석을 만들고, 관객과 참가팀을 그 곳에 묶어 퍼레이드 생명력을 잃게 했다. 48개 팀의 총 1900여 명 댄서가 참여했지만, 구간 전체를 참가팀이 화려하게 장식하던 박진감은 온데간데없다.

 공연팀은 퍼레이드 시작 지점서 한 번 공연하고, 300m 거리를 관객들 무관심 속에 행렬지어 이동한다. 춤 사위도 없고 음악도 없다. 이동 구간은 어둡고 보는 이가 적어 썰렁하다. 모든 관객이 시작과 끝 공연장에 모여 있다. 퍼레이드의 활기찬 기운은 찾아볼 수 없다. 

 출연팀이 끝 지점인 신세계백화점 앞에 도착하면 3~4개 팀이 줄서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퍼레이드 팀을 공연장에 묶은 것이다. 댄서들은 무료함을 달래려 휴대폰을 꺼내 서로 사진 찍어주기에 분주하다.

거리댄스 퍼레이드 끝 공연지점에서 3~4개 팀이 공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무료한 대기로 거리 퍼레이드의 역동성은 이미 사라졌다. 사진=조한필 기자

거리댄스 퍼레이드 끝 공연지점서 대기하는 댄서들이 무료함을 달래려 사진찍기로 분주하다. 사진=조한필 기자

 언제부터인가 당초의 천안역~신세계백화점 구간을 절반 거리로 줄였다. 참가팀이 연도 관객들 환호를 받던 시절은 갔다. 이젠 거리서 공연을 두 번 할 뿐이다. 

 퍼레이드 안전성 확보 때문에 구간을 줄이고 공연 형태로 바꾼 걸까. 두 군데 간이 스탠드, 기중기로 끌어올린 공중의 대형 조명장치가 더 위태로워 보인다.

 이렇게 흥타령춤축제 대표 콘텐츠였던 거리댄스 퍼레이드가 맥 빠지는 프로그램이 됐다. 다른 축제 콘텐츠는 진보했는데, 퍼레이드는 외려 퇴보했다는 인상이다. 

 퍼레이드는 축제의 꽃이다. 관객이 축제의 열기에 흠뻑 빠져, 흥분으로 들뜨게 해야 한다. 그런데 거리댄스 퍼레이드가 앉아서 보는 공연으로 변했다. 한 공연전문가는 “종합운동장 주무대서 하는 공연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면서 “많은 예산 들여 무대를 밤거리로 옮겼을 뿐 색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거리댄스 퍼레이드의 방죽안오거리 시작 지점. 간이 스탠드 객석(오른쪽) 앞으로 크레인이 끌어올린 대형조명장치가 공중에 매달려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