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or 보기] 최경주·양용은·최호성 우승의 교훈… “거저 얻어지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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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이 있다.
올 시즌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남자 프로 골프 선수들에 딱 어울리는 비유가 아닌가 싶다.
최경주와 양용은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최호성은 KPGA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시니어 무대를 병행 활동 중이다.
그런 점에서 최경주, 양용은, 최호성의 우승은 절대 요행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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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이 있다. 올 시즌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남자 프로 골프 선수들에 딱 어울리는 비유가 아닌가 싶다. 젊은 선수들의 승전고는 끊긴 지 오래고 그 역할을 적잖은 나이의 ‘형님’들이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파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파수꾼은 최경주(54·SK텔레콤), 양용은(52), 최호성(51·금강주택)이다. 이들은 만 50세 이상 선수들의 활동 무대, 흔히들 시니어투어라 부르는 챔피언스투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최경주와 양용은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최호성은 KPGA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시니어 무대를 병행 활동 중이다.
그중에서도 맏형인 최경주는 지난 7월에 열린 메이저대회 더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PGA투어와 챔피언스투어 통틀어 개인 첫 메이저 우승일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투어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대회 우승이었던 것.
양용은은 지난 9월 초에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챔피언스투어 데뷔 3년, 72번째 출전 경기 만에 거둔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늦깎이 골퍼의 대명사로 불리는 ‘낚시꾼 스윙’ 최호성은 지난 15일 일본 지바현 지바CC에서 끝난 일본 시니어 오픈 골프 챔피언십에서 장익제(51·휴셈)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대회 한국인 첫 우승이었다.
이들의 우승은 팬들에게는 감동과 울림을, 많은 후배 선수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혹자는 시니어투어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르는 소리다. 그 가치는 절대 폄훼되어서는 안 된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1980년에 출범한 챔피언스투어는 현역 시절 화려한 명성을 날렸던 ‘레전드’들의 경연장이다. 우선 PGA 챔피언스투어를 보자. 작고한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를 비롯해 ‘흑진주’라는 닉네임으로 PGA투어서 통산 34승을 거둔 비제이 싱(피지), 19승의 ‘황태자’ 어니 엘스와 레티프 구센(이상 남아공) 등이 이 투어를 거쳐 갔거나 활동 중이다.
이들의 퍼포먼스 능력은 전성기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를 제외한 쇼트 게임과 퍼팅 등은 외려 PGA투어 선수들에 밀리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최경주, 양용은, 최호성의 우승은 절대 요행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금욕주의에 가까운 자기절제와 피나는 노력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경주는 좋아하던 와인을 아예 입에 대지 않은 것에서 그치지 않고 탄산음료에 이어 지금은 커피마저 끊은 상태다. 양용은도 최경주 못지않다. 그는 매주 5회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과 10년 가까이 간헐적 단식을 통해 체중을 82~83㎏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남보다 하나라도 더 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독려하고 있다.
최호성의 노력 또한 눈물겹다. 그는 고등학교 때 참치 실습장에서 오른손 엄지 첫 마디가 잘린 사고를 당한 4급 장애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참이 지나고서야 골프를 시작한 그는 골프채를 처음 잡은 지 입문 1년 만에 세미프로가 됐다. 2019년에 전 세계를 강타했던 ‘낚시꾼 스윙’도 스스로 고안해 낸 생존 전략 중 하나였다.
PGA투어에서 활동하거나 PGA투어 등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선수들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고 싶다. ‘나는 과연 형님들처럼 열심히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뒤 거기서 답을 찾아보라고.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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