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 야당’ 역할로 인기… 한·일 개선 흐름 이어질 듯

김이현 2024. 9. 28.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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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기 총리로 27일 결정된 이시바 시게루(67) 신임 자민당 총재는 당내 주류에 비판을 아끼지 않는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해오며 국민적 인기를 얻어왔다.

이시바 총재는 한·일 관계에서도 당내 주류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이시바 총재 취임에 대해 "그간 한·일 정상 간 굳건한 신뢰 및 소통을 기반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해왔다"며 "신임 총리와도 활발히 교류를 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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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민당 총재 당선 이시바 시게루
“한국 납득 때까지 위안부 사과해야”
한·일 관계서 당내 주류와 다른 입장
자위대 헌법 명기 등 안보에선 강경
이시바 시게루 신임 자민당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차기 총리로 27일 결정된 이시바 시게루(67) 신임 자민당 총재는 당내 주류에 비판을 아끼지 않는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해오며 국민적 인기를 얻어왔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도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만큼 윤석열정부와 기시다 후미오 내각처럼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시바 총재는 돗토리현을 기반으로 한 세습 정치인이다. 아버지는 돗토리현 지사, 자치대신 등을 지낸 이시바 지로다. 그는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미쓰이은행에 다니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권유로 1983년 정계에 입문했다. 29세였던 1986년 돗토리현에서 당선된 뒤 38년간 지역구에서 12선을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방위청 장관을 시작으로 내각에서 방위상·농림수산상 등을, 당내에선 ‘당 3역’으로 불리는 간사장·정무조사회장 등을 역임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다양한 요직을 맡으면서도 제 목소리를 내며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당내 실세였던 아베 신조 총리가 연관됐던 모리토모·가케 학원 스캔들 등에 비판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고 2015~2021년 수월회를 제외하곤 파벌 활동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4차례의 총재 선거 패배에도 차기 총리 여론조사에서 수위권을 지켜왔다. 아사히신문은 “비자금 스캔들로 인해 자민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면서 비주류로 냉대를 받던 이시바가 주목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시바 총재는 한·일 관계에서도 당내 주류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2019년 8월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 독일의 전후 반성을 언급하며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 2017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총재 선거 ‘3강’으로 꼽혀온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달리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도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합리적인 입장이 역전승으로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는) 총리가 된 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다고 선언하는 등 우파색 강한 언동으로 외교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며 “기시다 총리가 개선한 한·일 관계가 손상돼 한·미·일 공조에 금이 가면 러시아 중국 북한의 위협에 단호한 대응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견해가 대두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자국 내 대표적인 방위 전문가로 외교·안보 정책에 있어서는 강경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주장한 자위대 헌법 명기, 국방비 증액 등은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이시바 총재 취임에 대해 “그간 한·일 정상 간 굳건한 신뢰 및 소통을 기반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해왔다”며 “신임 총리와도 활발히 교류를 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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