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美 이그니오 인수 두고 "실체 불분명""악의적 왜곡" 공방

영풍 "이그니오가 뉴욕 본사로 소개한 곳은 공유 오피스"…
"5800억원 대체 어디로 간 것인지 밝혀야"
고려아연 "해당 사무실 180평 규모의 정식 오피스"…
"이그니오 등 美 매출 성장세도 문제 없어"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고려아연이 인수한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결정을 둘러싸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영풍은 "이그니오홀딩스의 본사가 공유오피스"라는 한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라고 의혹을 제기했고 고려아연은 "일방적으로 왜곡되고 사실과 다른 기사를 내보낸 데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받아쳤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5800억원을 들여 이그니오를 인수한 바 있다.

실제 영풍은 27일 "만약 (이그니오홀딩스의 본사가 공유오피스)라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고려아연이 인수한 이그니오는 제대로 된 본사 사무실조차 없고, 자회사들마저 전자제품의 폐기물을 분쇄해 중간 재료로 분리하는 소규모 재처리 시설에 불과한 셈"이라며 "과연 5800억원의 가치가 있는 회사인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이그니오의 자본은 -18억7300만원, 연 매출은 29억원에 불과했다"며 "완전 자본잠식 회사를 매출의 약 202배의 가격에 사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이그니오 고가 인수 의혹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해 법원에 '고려아연 회계장부 등의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영풍은 "이그니오홀딩스의 인수가 떳떳하다면 실사보고서 및 투자심의 보고서 등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특정매체에서 보도한 이그니오 홀딩스에 대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먼저 기사에서 거론한 주소는 이그니오의 모회사인 페달포인트의 등록주소"라며 "페달포인트와 이그니오는 오피스를 함께 사용하고 있으며 주소지의 등록은 페달포인트로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무실은 연 50만 달러의 규모로 임대 계약이 돼 있으며 180평 규모의 정식 오피스"라고 반박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페달포인트는 사업회사가 아닌 지주회사로 사업부문이 없는 만큼 관리 직원들로 구성되며 최고경영자(CEO)외에 총 4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그니오 홀딩스 본사에 근무하는 인원은 15명에 달하고 본사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원격근무 등을 하는 인원까지 포함할 경우 40명에 육박한다"며 "여기에 이그니오가 운영하는 미국 현지의 4개의 공장에는 총 12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고려아연은 끝으로 "해당 기사는 페달포인트 소속 임직원 숫자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1인회사인 듯 왜곡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확인조차 하지 않고, 유령회사인 듯 악의적으로 보도한데 대해선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