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구분못한 백인탓 살인누명…다큐 '프리 철수 리' 에미상 수상
나원정 2024. 9. 27. 17:49
재미교포 하줄리‧이성민 감독의 다큐멘터리 ‘프리 철수 리’(2023)가 최우수 역사다큐멘터리 부문 에미상을 수상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팔라디움에서 열린 제45회 뉴스&다큐멘터리 에미상 시상식에는 한복 차림의 하 감독, 수 킴 프로듀서가 수상 무대에 올랐다. 언론인 출신 두 감독이 장편 다큐멘터리 연출 첫 도전에 얻은 쾌거다.
영화는 197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인 갱 총기 살해 누명을 쓰고 체포된 21세 한인 청년 이철수씨가 동양인 외모를 구별 못한 백인 목격자의 엉터리 증언으로 부당하게 사형 선고받은 사건을 다뤘다. 이후 미국 내 한‧중‧일 이민자들이 이례적으로 뭉친 이철수 구명운동에는 한복저고리 차림 할머니부터 청바지 입은 대학생까지 석방 구호를 적은 피켓을 들고 거리 시위에 참석했다. 2014년 6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철수씨의 여생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터. 2022년 선댄스영화제에 최초 공개돼 “정의의 실패가 남은 생애에 어떻게 파문을 일으켰는지 보여줬다”(뉴욕타임스) 등 호평받았다.
━
"이철수 삶,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고통 넘어"
하 감독은 지난해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철수의 삶은 한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고통의 크기를 넘어섰다. 한국전쟁이 낳은 아이였고 미국 인종차별의 피해자였다. 지금 시대에도 또 다른 ‘이철수’들이 존재한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짚었다.
‘프리 철수 리’는 올해 에미상에서 최우수 역사 다큐멘터리 외에도 최우수 다큐멘터리, 최우수 홍보영상 다큐멘터리까지 총 3부문 후보에 올랐다. 영화사 측은 27일 수상 소식을 통해 “이철수의 사형판결은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한 인종차별과 형사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직면한 첫 번째 전미 범아시아 운동을 촉발했다”면서 “이 다큐는 역사적 순간을 조명하고 사법 정의와 함께 이민자에 대한 인종차별과 혐오 범죄에 대한 공동체 내 풀뿌리 운동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프리 철수 리’는 올해 에미상에서 최우수 역사 다큐멘터리 외에도 최우수 다큐멘터리, 최우수 홍보영상 다큐멘터리까지 총 3부문 후보에 올랐다. 영화사 측은 27일 수상 소식을 통해 “이철수의 사형판결은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한 인종차별과 형사 사법 시스템의 문제를 직면한 첫 번째 전미 범아시아 운동을 촉발했다”면서 “이 다큐는 역사적 순간을 조명하고 사법 정의와 함께 이민자에 대한 인종차별과 혐오 범죄에 대한 공동체 내 풀뿌리 운동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편의점 알바? 시간 아깝다" AI 세대의 신박한 용돈벌이 | 중앙일보
- '골반에 쪽' 한밤 세 모녀 추행한 이웃…"이사" 이유로 집유 | 중앙일보
- "사랑 찾았다" 집 나간 엄마, 18년 만에 시취로 돌아왔다 | 중앙일보
- 남편이 준 약물 취해 50명에 성폭행…그녀, 페미 영웅 되다 | 중앙일보
- "청소 이모 못 불러요"…20억 고급빌라 최초 공개한 한가인 | 중앙일보
- 손흥민 "우린 로봇이 아니다"…유로파리그 앞두고 작심발언 | 중앙일보
- "살려줘요" 6세 비명에 달려온 원숭이…성폭행범 때려 쫓아냈다 | 중앙일보
- 이수지, 과즙세연 만나 "거울 보는 듯"…유튜브 예고편 삭제 왜 | 중앙일보
- "개인사로 피해 안 갔으면"…장동건, 사생활 논란 심경 고백 | 중앙일보
- 신촌에만 스터디카페 50개…된다하면 '불나방 창업' 골병 [창간기획, 자영업 리포트]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