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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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케이티는 근처 브루클린에 살지만, 세 아이를 키우고 있어 아버지를 잘 들여다보지 못했고 크리스티나는 너무 먼 곳에서 살고 있어 집에 자주 오지 못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레이첼이 집주인이 된다는 점, 그런데 케이티가 보기에 집은 레이첼보다는 그와 크리스티나의 집이었다는 것 등이 갈등 요소로 작용한다.
레이첼과 아버지, 케이티, 크리스티나는 피가 섞이지 않은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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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버지의 세 딸들>의 한 장면. |
ⓒ 넷플릭스 |
뉴욕의 집에 세 자매 케이티(캐리 쿤), 레이첼(나타샤 리온), 크리스티나(엘리자베스 올슨)가 모였다. 세 딸은 아버지 빈센트(제이 O. 샌더스)의 임종이 가까워졌다는 말을 들었다. 이들은 사실상 처음으로 함께 기거했다. 케이티와 레이첼은 빈센트의 첫 부인 자식들이다. 사별 후 재혼한 두 번째 부인의 자식이 크리스티나로 빈센트의 의붓딸이다.
아버지 빈센트는 병원이 아닌 집에서 호스피스를 하기로 선택했다. 호스피스 간병인 앤젤과 미라벨라가 매일 와서 그를 살핀다. 빈센트가 투병하기 전 두 딸은 아버지를 자주 모지 못했다. 케이티는 근처 브루클린에 살지만, 세 아이를 키우고 있어 아버지를 잘 들여다보지 못했고 크리스티나는 너무 먼 곳에서 살고 있어 집에 자주 오지 못했다. 대마초를 피고 일다운 일을 하지 않아 보이는 레이첼만이 아버지 곁을 지켜왔다.
아버지가 위독하자 케이티와 크리스티나가 지금까지 아버지 곁을 지켜왔던 것처럼 행동한다. 레이첼에게 대마초를 피우지 말라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두 딸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이 집은 네(레이첼) 것이 될 것 아니냐"면서 "집 관리를 잘하라"고 한다. 세 자매 사이에 켜켜이 쌓인 감정의 앙금이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버지의 세 딸들>의 한 장면. |
ⓒ 넷플릭스 |
주로 케이티가 레이첼에게 하는 말에서 이들 관계의 핵심 요소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레이첼이 집주인이 된다는 점, 그런데 케이티가 보기에 집은 레이첼보다는 그와 크리스티나의 집이었다는 것 등이 갈등 요소로 작용한다. 레이첼과 아버지, 케이티, 크리스티나는 피가 섞이지 않은 관계였다. 그렇게 케이티를 필두로 레이첼과 구분 지으려는 모습도 있다.
레이첼에게 불만이 있는 케이티의 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대마초를 피고 스포츠 도박으로 먹고사는 레이첼의 겉모습만으로 그녀를 판단하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 레이첼이 지금까지 아버지를 챙긴 이유가 단지 집을 차지하려는 속셈이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그렇다.
그 어떤 관계든 영원한 건 없다. 적절히 선을 지키면 문제없을 거라는 건 안일한 생각이다. 사람이 변하기 마련인데 어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변하지 않겠는가. 다만 어느 관계든 서로 속마음을 솔직히 털어놓는 시간이 필요하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두고 수박 겉핥기처럼 빙빙 돌리는 대화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세 딸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한데 모여 지낼 시간을 얻었다. 빙빙 돌리며 투덜대는 말싸움만 이어졌지만, 머지않아 감정을 폭발시키며 진짜 이야기를 나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버지의 세 딸들> 포스터. |
ⓒ 넷플릭스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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