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혁신 신약’ 혜택 밖에 놓인 뇌전증 환자들
신대현 2024. 9. 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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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치료의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받는 국산 신약이 있다.
소아 뇌전증 명의인 김흥동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효과적인 치료제인데 한국에선 쓰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낮은 약가와 낡은 규제로 인해 제약사는 한국에 약을 팔지 않고,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약가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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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한국 미허가
“낮은 약가와 낡은 규제…환자 피해 악순환”
뇌전증 치료의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받는 국산 신약이 있다. 바로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이다. 4년 전부터 미국 등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한국에선 허가조차 받지 못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국산 신약의 혜택을 정작 우리 국민이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 신약에 대한 낮은 약가책정으로 인해 외국계 제약사가 한국에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는 ‘코리아 패싱’이 국내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환자들이 효과적인 의약품으로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의료계에 따르면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에 과도한 전류가 흘러 반복적으로 신체 경련발작이 발생하는 뇌질환이다. 국내 뇌전증 환자는 약 36만명으로, 이 중 70%는 발작을 억제하는 항경련 약물을 투여해 조절이 가능하다. 나머지 30% 정도는 약물을 투여해도 경련발작이 재발하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 해당한다.
세노바메이트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에서도 효과를 보여 현존하는 뇌전증 치료제 중 가장 우수한 효능을 가진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임상 3상시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를 복용한 환자 28%는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발작소실을 보였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들의 완전발작소실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2021년 1월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았다. 올 1월엔 동아에스티와 동·서남아시아,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30개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8월엔 홍콩에 출시했으며, 중국 현지 생산시설까지 확보했지만 한국에선 허가 신청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예상되는 급여 등재 시기는 오는 2026년으로, 환자들이 실제 병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시기는 2027년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사가 자국에 약을 출시하지 않고 해외에만 팔고 있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한국의 낮은 약가 때문이라고 짚는다. 한국에서 먼저 허가를 받으면 해외에서도 한국의 약가 수준을 참조해 가격이 결정되는데, 한국의 약값이 워낙 싸서 해외에 먼저 출시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황경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국이나 중국 등 세계 시장과 우리나라 시장 규모가 크게 차이 나는 상황에서 약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 뇌전증 명의인 김흥동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효과적인 치료제인데 한국에선 쓰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낮은 약가와 낡은 규제로 인해 제약사는 한국에 약을 팔지 않고,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약가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낮은 약가와 낡은 규제…환자 피해 악순환”
뇌전증 치료의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받는 국산 신약이 있다. 바로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이다. 4년 전부터 미국 등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한국에선 허가조차 받지 못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국산 신약의 혜택을 정작 우리 국민이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 신약에 대한 낮은 약가책정으로 인해 외국계 제약사가 한국에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는 ‘코리아 패싱’이 국내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환자들이 효과적인 의약품으로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의료계에 따르면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에 과도한 전류가 흘러 반복적으로 신체 경련발작이 발생하는 뇌질환이다. 국내 뇌전증 환자는 약 36만명으로, 이 중 70%는 발작을 억제하는 항경련 약물을 투여해 조절이 가능하다. 나머지 30% 정도는 약물을 투여해도 경련발작이 재발하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 해당한다.
세노바메이트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에서도 효과를 보여 현존하는 뇌전증 치료제 중 가장 우수한 효능을 가진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임상 3상시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를 복용한 환자 28%는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발작소실을 보였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들의 완전발작소실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2021년 1월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았다. 올 1월엔 동아에스티와 동·서남아시아,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30개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8월엔 홍콩에 출시했으며, 중국 현지 생산시설까지 확보했지만 한국에선 허가 신청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예상되는 급여 등재 시기는 오는 2026년으로, 환자들이 실제 병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시기는 2027년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사가 자국에 약을 출시하지 않고 해외에만 팔고 있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한국의 낮은 약가 때문이라고 짚는다. 한국에서 먼저 허가를 받으면 해외에서도 한국의 약가 수준을 참조해 가격이 결정되는데, 한국의 약값이 워낙 싸서 해외에 먼저 출시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황경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미국이나 중국 등 세계 시장과 우리나라 시장 규모가 크게 차이 나는 상황에서 약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 뇌전증 명의인 김흥동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세노바메이트는 뇌전증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효과적인 치료제인데 한국에선 쓰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낮은 약가와 낡은 규제로 인해 제약사는 한국에 약을 팔지 않고,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약가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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