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한 고용지표에 옐런 “연착륙 경로”…美 증시, 금값 최고
미국이 경제가 침체를 겪지 않고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잇따라 “연착륙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고용지표까지 이 같은 진단을 뒷받침하면서 뉴욕 증시는 이번 주에만 3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美 재무장관 “데이터가 연착륙 보여”
26일(현지시간) 옐런 장관은 미 CNBC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미국 경제가) 연착륙의 길이 있으며 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다”며 “지금 데이터는 그 일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졌고, 급여는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전 의장도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옐런 장관과 같은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일자리와 물가상승률, 금리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는 가장 좋은 연착륙 시나리오를 연준이 만들었다”며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하면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아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이 같은 연착륙 기대를 뒷받침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9월 15~21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1주일 전보다 4000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중순(21만6000건)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국 고용시장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미 상무부는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를 전기 대비 3%로 집계했다. 1분기 성장률은 기존 발표된 1.4%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경기침체 우려를 줄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투자와 고용 관련 지표가 미국 경제가 연착륙 선상에 있음을 지지하고 있다”며 “연착륙은 물론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환호한 시장…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시장도 이 같은 연착륙 기대에 환호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0.36포인트(0.62%) 오른 4만2175.11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23.11포인트(0.4%)포인트 올라 5745.37에 마감하면서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전날보다 0.6%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이번 주 들어서만 사상 최고치를 3차례 경신했다. 올해 초부터로 넓히면 42차례에 달한다.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건 주식뿐만이 아니다.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6만5353.6달러로, 전날보다 3.2%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5000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달 2일 이후 처음이다. 금 선물 가격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0.2달러 오르면서 26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이자 수익이 없다 보니 금리가 낮을수록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 연착륙 전망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시장은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는데 나는 여기에 있어서 더 신중한 편에 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초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고, 8월에는 연착륙 확률이 35~40% 정도에 그친다고 예상한 바 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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