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강성두 영풍 사장 “최윤범 회장, 친구회사에 수천억 몰빵”
“최윤범 회장, 동업의 정신이 담긴 사훈의 의미 깨뜨려”
“전문경영인 체제 필요…MBK글로벌 경영능력 갖추고 있어”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주도한 ‘키맨’ 강성두 영풍 사장이 공개매수 추진 배경과 관련 우려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나섰다. 강 사장은 이번 사태의 원인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으로부터 비롯됐으며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경영능력으로 고려아연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강 사장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동업의 정신이 담긴 사훈의 의미를 최 회장님이 먼저 깨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지난 19일에도 공개매수 주도 측의 기자간담회가 있었지만, 당시는 MBK 주도였고, 이번엔 영풍이 공개매수 발표 후 처음으로 전면에 나선 자리다. 그간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모습으로 보인다. 통상의 기자간담회와 다르게 이날 질의응답을 시간제한 없이 진행하며 소통에 진심을 보였다. 강 사장은 “제 답변이 신통치 않다 또는 동문서답한다 그러면 다시 질문해도 좋다”며 적극적으로 질의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강 사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 등 최 회장의 배임 혐의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친구 회사에 6000억원 가까이 돈을 몰빵한다든지 완전 자본잠식이 된 이그니오홀딩스 전자 폐기물 수집상을 5800억원에 인수했다”며 “원아시아파트너스펀드의 투자는 이사회 결의를 거친 적이 없고 (저는) 몰랐다”고 언급했다.
공개매수 추진을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4월 15일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통보는 영풍이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이 양사의 협의로 지난 20년 이상을 아무런 사건사고 없이 잘 유지돼 온 이 계약을 즉시 끊겠다는 것은 결국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어 영풍을 죽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MBK와 손잡게 된 배경으로는 안정적인 대규모 자금조달과 전문경영인 체제의 필요성을 들었다.
강 사장은 “자금을 동원해서 그러면(공개매수를 하면) 대규모 차입을 해야 한다”며 “당사는 자산이 있으니 직접 공개매수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안 한 이유는 자칫 그렇게 했다가는 그룹의 지주회사 격으로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가 있다”고 했다.
고려아연을 이끌어갈 자사의 역량이 부족하다면서 “집안끼리 경영을 나눠서 할 만큼의 회사 규모를 넘어서 글로벌한 경영 감각·능력·비전을 갖고 전문 경영인 체계로 가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강 사장은 “MBK는 그렇게 할만한 경험과 인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MBK가 공개매수 성공 후 중국 등 해외에 고려아연을 매각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저와 김광일 MBK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안 판다. 팔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동시에 경영권 쟁탈전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고려아연이 지적한 영풍의 실적 부진에 대해서는 고려아연 쪽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강 사장은 “당사 실적이 나쁜 것에 대해 지적한 것은 맞다”면서도 “그 실적이 나쁘게 된 원인 제공자 중 하나가 고려아연”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막대한 환경 비용 투자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영풍은 지난해부터 올해, 내년까지 매년 1000억원씩 투자하기로 계획돼 있어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강 사장은 “그 이후에는 투입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2026년부터는 당사의 실적도 조금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다만 향후 공개매수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가 인상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면서도 결정권은 MBK에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목욕탕의 물을 빗대어 자사의 진실성과 진정성을 호소했다. 그는 “목욕탕에 가면 목욕탕물에 물과 때가 섞여 있어 뿌옇다”며 “그 목욕탕 물이 흘러갈 때 보면 때는 때대로 가고 물은 물대로 간다”고 말했다. 이는 ‘사필귀정’과 같은 이치라며 “일은 언제간 바로 잡힌다. 그 시기가 지체되고 늦어질지언정 그 원칙과 진리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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