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최신예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중 침몰사건 은폐”
지난봄에 중국의 최신예 핵 추진 공격형 잠수함이 양쯔강에서 건조 중 침몰했으나 당국이 방사능 유출 등 사건 진상을 은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방성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의 최우선 무기 확충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신형 핵잠수함이 침몰하면서 중국이 군비 방면에서 좌절을 맞게 됐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잠수함 침몰 사건은 지난 5월 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인근의 조선소에서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침몰에 대한 정보를 일절 밝히지 않았다. 침몰한 잠수함이 핵연료를 탑재했는 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복수의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측은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WSJ은 보도했다.
잠수함 제조 기술을 오랫동안 미국이 세계를 선도한 분야였지만 중국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격해 왔다. 과거 중국의 잠수함 제조 독은 동북 랴오닝 성의 후루다오(葫蘆島)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 핵 추진 잠수함은 양쯔강 중류의 우창조선소에서 주로 건조하고 있다. 미국 국방성이 지난해 발표한 중국 군사력 보고에 따르면 2022년 중국군은 48척의 디젤 잠수함과 6척의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침몰한 핵 추진 잠수함은 기존 위안(元)급과 다른 신형 저우(周)급1호 함으로 국영기업인 중국선박그룹(CSSC)이 제조했다. 기동력을 높이기 위해 선미를 X자형으로 설계했다.
지난 5월 말 연속 촬영된 위성 사진에 따르면 양쯔강 부두에 정박해 있던 잠수함 한 척이 장비를 장착하고 출항을 준비하던 중 돌연 사라졌다. 6월 사진에는 여러 척의 수상 크레인이 인양작업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퇴역한 미 해군 핵잠수함 함장인 브랜트 새들러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건조 중이던 신형 핵 추진 잠수함의 침몰은 핵잠수함 부대를 증강하려던 계획을 지연시킬 것”이라며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인민해방군과 현지 지방 관리 모두 사건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성 간부는 “인민해방군 해군이 새로운 모델의 핵 추진 공격 잠수함이 부두에서 침몰한 사실을 은폐한 것은 놀랍지 않다”며 “훈련 기준과 장비의 품질을 둘러싼 의문을 제외하고도 이 사건은 오랫동안 부패에 시달린 중국의 군수산업에 대한 내부 책임과 감독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우창조선소에서 발생한 핵잠수함의 침몰 사건 징후는 지난 7월 말 톰 슈가트 신미국안보센터(CNAS) 겸임연구원이 SNS를 통해 처음 제기했다. 슈가트 연구원은 “만일 미국의 핵 잠수함이 샌디에이고 군항에서 침몰한 뒤 정부가 은폐한다고 상상할 수 있나”라며 중국의 은폐 노력을 비난했다. 그는 “중국이 잠수함을 인양했지만, 내부 전체에 물이 차 모든 전자장비를 교체하고 청소하기까지 엄청난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성 관리는 우한 근처에서 방사능 모니터링을 한 징후는 감지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사상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슈가트 연구원은 잠수함이 바다로 출항하기 전이었고 원자로 출력이 높지 않아 핵 누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핵잠수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1969년 핵 추진 잠수함 USS 기타로(Guitarro) 함이 캘리포니아 조선소에서 정박 중 근무자의 실수로 침몰한 뒤 32개월이 지나서야 취역한 적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편의점 알바? 시간 아깝다" AI 세대의 신박한 용돈벌이 | 중앙일보
- 남편이 준 약물 취해 50명에 성폭행…그녀, 페미 영웅 되다 | 중앙일보
- "사랑 찾았다" 집 나간 엄마, 18년 만에 시취로 돌아왔다 | 중앙일보
- "청소 이모 못 불러요"…20억 고급빌라 최초 공개한 한가인 | 중앙일보
- 손흥민 "우린 로봇이 아니다"…유로파리그 앞두고 작심발언 | 중앙일보
- "살려줘요" 6세 비명에 달려온 원숭이…성폭행범 때려 쫓아냈다 | 중앙일보
- 이수지, 과즙세연 만나 "거울 보는 듯"…유튜브 예고편 삭제 왜 | 중앙일보
- "개인사로 피해 안 갔으면"…장동건, 사생활 논란 심경 고백 | 중앙일보
- 신촌에만 스터디카페 50개…된다하면 '불나방 창업' 골병 [창간기획, 자영업 리포트] | 중앙일보
- 읍성 소나무숲 수놓은 레이저…눈 앞에 몽유도원도 펼쳐졌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