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최신예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중 침몰사건 은폐”

신경진 2024. 9. 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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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5일 중국 양쯔강 중류 우창 조선소의 위성사진. 수상 크레인들이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Planet Labs PBC

지난봄에 중국의 최신예 핵 추진 공격형 잠수함이 양쯔강에서 건조 중 침몰했으나 당국이 방사능 유출 등 사건 진상을 은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방성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의 최우선 무기 확충 프로그램 중 하나인 신형 핵잠수함이 침몰하면서 중국이 군비 방면에서 좌절을 맞게 됐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잠수함 침몰 사건은 지난 5월 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인근의 조선소에서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침몰에 대한 정보를 일절 밝히지 않았다. 침몰한 잠수함이 핵연료를 탑재했는 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복수의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측은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WSJ은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저우 클래스 핵추진잠수함. H I Sutton X


잠수함 제조 기술을 오랫동안 미국이 세계를 선도한 분야였지만 중국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격해 왔다. 과거 중국의 잠수함 제조 독은 동북 랴오닝 성의 후루다오(葫蘆島)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 핵 추진 잠수함은 양쯔강 중류의 우창조선소에서 주로 건조하고 있다. 미국 국방성이 지난해 발표한 중국 군사력 보고에 따르면 2022년 중국군은 48척의 디젤 잠수함과 6척의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침몰한 핵 추진 잠수함은 기존 위안(元)급과 다른 신형 저우(周)급1호 함으로 국영기업인 중국선박그룹(CSSC)이 제조했다. 기동력을 높이기 위해 선미를 X자형으로 설계했다.

지난 5월 말 연속 촬영된 위성 사진에 따르면 양쯔강 부두에 정박해 있던 잠수함 한 척이 장비를 장착하고 출항을 준비하던 중 돌연 사라졌다. 6월 사진에는 여러 척의 수상 크레인이 인양작업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2024년 5월 16일 중국 양쯔강 중류 우창 조선소의 위성사진. Planet Labs PBC


퇴역한 미 해군 핵잠수함 함장인 브랜트 새들러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건조 중이던 신형 핵 추진 잠수함의 침몰은 핵잠수함 부대를 증강하려던 계획을 지연시킬 것”이라며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인민해방군과 현지 지방 관리 모두 사건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성 간부는 “인민해방군 해군이 새로운 모델의 핵 추진 공격 잠수함이 부두에서 침몰한 사실을 은폐한 것은 놀랍지 않다”며 “훈련 기준과 장비의 품질을 둘러싼 의문을 제외하고도 이 사건은 오랫동안 부패에 시달린 중국의 군수산업에 대한 내부 책임과 감독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우창조선소에서 발생한 핵잠수함의 침몰 사건 징후는 지난 7월 말 톰 슈가트 신미국안보센터(CNAS) 겸임연구원이 SNS를 통해 처음 제기했다. 슈가트 연구원은 “만일 미국의 핵 잠수함이 샌디에이고 군항에서 침몰한 뒤 정부가 은폐한다고 상상할 수 있나”라며 중국의 은폐 노력을 비난했다. 그는 “중국이 잠수함을 인양했지만, 내부 전체에 물이 차 모든 전자장비를 교체하고 청소하기까지 엄청난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성 관리는 우한 근처에서 방사능 모니터링을 한 징후는 감지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사상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슈가트 연구원은 잠수함이 바다로 출항하기 전이었고 원자로 출력이 높지 않아 핵 누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핵잠수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1969년 핵 추진 잠수함 USS 기타로(Guitarro) 함이 캘리포니아 조선소에서 정박 중 근무자의 실수로 침몰한 뒤 32개월이 지나서야 취역한 적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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