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野 "한시도 방심말고 언행 가다듬어라"…벌써 3번째 입단속
“한시도 방심하지 말고 말과 행동을 가다듬어 주십시오.”
더불어민주당이 26일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에게 이런 내용이 담긴 친전을 돌렸다.
김윤덕 사무총장 명의의 이 친전에는 의원들에게 거듭 언행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총장은 “국정을 책임져야 할 윤석열 정권은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고, 김건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라는 파렴치함까지 보이고 있다”며 “민생위기에도 오직 ‘여사방탄용’ 거부권에만 골몰하며 한가하게 저녁이나 먹으며 말싸움만 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미 윤 정권이 국민의 눈물과 땀을 닦아줄 것이란 기대를 버린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엄중한 시기에 우리는 국민의 대표이자 대한민국 제1당으로서 수권정당의 능력과 태도로 국민에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썼다. 김 총장은 “반사이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한 순간의 방심이나 말실수로 지체할 틈도 없다”며 “국민들은 우리에게 위기를 해결할 능력과 품격 있는 태도, 무엇보다 국민 아픔에 공감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한시도 방심하지 말고 말과 행동을 가다듬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국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언제든 거센 파도가 되어 배를 뒤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의원들에게 “언행 조심”을 당부한 건 최근 사흘 간 세 번째다. 앞서 25일 부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은 “지금 정국이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각별히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2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직접 “말꼬리가 잡히지 않게 신중하자”고 당부했다.
민주당이 거듭 입단속에 나선 건 최근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를 놓고 쏟아지는 지지층의 불만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투세 유예 여부를 놓고 벌인 당 정책토론에서 김영환 의원이 “(국내 증시가) 우하향할거라고 확신하면 인버스(주가가 하락할 때 돈을 버는 상품)에 투자하면 되지 않느냐”고 발언했다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발이 쏟아졌다. 한 재선 의원은 “문자로 항의하는 분들이 대체로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인 30대, 40대인데 이들이 등을 돌리도록 하는 게 맞느냐는 정무적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런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빨리 당 지도부가 유예 여부를 결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3주가 채 남지 않은 재ㆍ보궐선거를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전남 영광ㆍ곡성에 이어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를 놓고 조국혁신당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당 간 거친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이 “민주당은 호남의 국민의힘”이라고 표현한 걸 놓고 민주당에선 “황 총장을 해임하라”는 요구가 빗발쳤고,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 여부를 놓고서도 양당 간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도부에서도 현역 의원들의 지원유세를 요청하는 등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자칫하면 말실수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 문제로 여권이 혼란스러운데, 이럴수록 우리 당이 진중한 태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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