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이 그림 보면, 언제 그렸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김상화 기자]
▲ SBS '과몰입 인생사2' |
ⓒ SBS |
지난 26일 방영된 <과몰입 인생사2> 9회에선 밤의 미학을 그림 속에 담아냈던 비운의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을 주인공으로 과몰입의 세계에 빠져 들었다.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의 이름 정도는 익히 잘 알만큼 고흐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존재다. 하지만 생전의 고흐는 자신의 작품 한점 제대로 팔아본 적이 없을 만큼 동시대엔 철저히 외면 받았던 무명 화가였다. 남들과는 다른,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삶을 살았던 고흐는 어떻게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그림에 녹여냈을까?
▲ SBS '과몰입 인생사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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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린 밤하늘의 모습은 저 멀리 은하계의 실제 모습과 상당히 흡사하다. 이로 인해 그 시절 고흐는 당시 유행하던 천문학 책에 관심을 두고 영향을 받은 게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북두칠성 등 다양한 별자리의 위치도 정확하게 표현했을 만큼 고흐의 작품 속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과학적 지식이 담겨져 있었다.
고흐가 남긴 그림을 통해 그가 언제 이 작품을 그렸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소개한다. 걸작 '별이 빛나는 밤에'는 달의 모양 및 기타 별들의 위치 등을 분석해볼 때 1889년 5월 25일 새벽 5시의 밤하늘을 묘사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 SBS '과몰입 인생사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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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술가들이 모인 프랑스 파리에서도 고흐는 늘 혼자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흐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밤의 미학을 포착했다. 어둠 속을 홀로 발히는 빛을 따라간 그는 누구도 그리지 않았던 밤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다. 지금은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상당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고흐를 외면했고 현실의 벽에 좌절한 고흐는 점점 어려운 위기에 봉착한다. 동료 화가 폴 고갱과의 다툼 이후 자신의 귀를 자르고 스스로 정신병원에 갖혀 있길 자처할 만큼 정신은 피폐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붓을 놓지 않았던 고흐는 이후 프랑스 북부 오베르 쉬르 와즈로 이주해 그곳에서도 수많는 그림을 완성할 만큼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다.
이후 고흐는 밀밭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졌고 자살 혹은 타살의 의문을 남긴채 37살 짧은 생을 마감했다. 생전 그와 무려 700여 통의 편지를 주고 받으며 작품활동을 지지했던 동생 테오 역시 6개월 후 눈을 감고 말았다. 이렇게 고흐의 예술 세계는 그대로 세상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 SBS '과몰입 인생사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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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김상욱 교수는 에너지 보존 법칙에 비유해 고흐를 이야기한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것도 어떤 방식으로든 이 세상에 계속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라면서 "당신의 모든 노력이 절대로 무가치한 것이 아니었다"라고 고흐의 이야기를 끝맺었다.
팝 가수 돈 맥클린이 노래한 고흐의 이야기이자 명곡 'Vincent'의 서정적 분위기처럼 이번 <과몰입 인생사2>는 아름다운 수채화의 분위기로 완성돼 눈길을 모았다. 비록 생전의 고흐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던 무명의 화가에 불과했지만 뒤늦게나마 기회를 받아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지극히 평범한 우리들의 삶도 결코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그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이들은 깨닫지 않았을까? 그간의 방영분과는 사못 다른 전개로 제작된 <과몰입 인생사2> 고흐 편은 그래서 더욱 많은 울림을 시청자들에게 안겨줬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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