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휴전 선 긋고 맹폭…‘기동 훈련’ 레바논 지상전 채비도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 선을 그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접경 지대에서 가상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지상작전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벌이고 헤즈볼라 지휘관 표적 살해를 이어가는 등 전면전 단계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지상군훈련소가 이끄는 7여단 전투팀의 훈련이 마무리됐다”라고 밝혔다.
해당 훈련은 레바논 국경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산악 지대에서 실시됐다. IDF은 “병력은 기동과 전투를 훈련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훈련 기간 북부 적의 영토 내에서의 다양한 전투 시나리오에 관한 작전상·병참상 역량을 강화했다”라는 설명이다. 지상전을 염두에 둔 훈련이라는 의미다.
미국·일본·독일·호주·사우디 등 “21일간 휴전하라”
앞서 미국과 프랑스는 전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 지상전을 막기 위한 21일(3주) 기간의 휴전을 제안한 바 있다. 유럽연합(EU)과 아랍국 등이 지지했다.
해당 휴전안과 관련해 일부 언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에서 일종의 청신호가 있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다. 이에 격화하는 중동 긴장 완화에 관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관련 보도 이후 성명을 내고 “휴전에 관한 보도는 부정확하다”라며 “총리는 IDF에 전력을 다해 전투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전했다.
휴전안을 둘러싸고 제기된 희망론을 일축한 것이다. 총리실은 아울러 “전쟁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가자 지구에서의 전투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영국과 호주 국방장관을 만나 “우리는 전면전의 위험에 직면해있다"며 "이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모두에 파괴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스틴 장관은 “최근 며칠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며 “아직 외교적 해결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는 유럽과 중동의 모든 국가를 위해 휴전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 남부 접경지 등의 헤즈볼라 거점을 향해 강도 높은 폭격을 이어갔다.
특히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지역의 아파트 건물에 전투기로 미사일을 쏴 헤즈볼라의 무인기(드론) 지휘관 무함마드 후세인 사루르를 살해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하루에 자국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에 2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로 로켓 약 100기를 발사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레바논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로켓을 일제 사격해 (이스라엘의) 라파엘 방위산업단지를 폭격했다”고 주장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라파엘 방산단지는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 인근에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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