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55] 롯데 신동빈, ‘1조 메가브랜드’ 프로젝트 아시아 정복이 출발점

김두용 2024. 9.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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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아시아 시장 점유율 중국 축소, 베트남 확대
석유화학 비중 축소한 반면 식품·쇼핑 부문 비중 늘어
아시아 시장 점유율 베트남 시장 성장세 돋보여
빼빼로 등 '1조 메가브랜드' 아시아인 마음 잡아야 가능
식품·쇼핑 아시아 정복해야 글로벌 도약 새로운 전환점


롯데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빌드업 준비가 한창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조 메가브랜드’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롯데는 주특기인 식품·쇼핑 부문부터 접수해 외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석유화학 축소, 식품·쇼핑 확대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아시아 시장 매출 점유율에서 업황이 침체된 석유화학 부문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반면 롯데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식품·쇼핑 부문은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일간스포츠가 단독으로 입수한 2023년 롯데그룹의 아시아 시장 매출 실적(롯데케미칼 핵심 계열사 말레이시아 타이탄 제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 중 롯데마트 등의 진출이 활발한 인도네시아의 매출이 1조2811억원으로 점유율 19.9%로 1위를 차지했다. 또 1조973억원의 베트남 시장이 2위로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2022년까지 아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렸던 중국 시장의 비중이 12.2%로 4위까지 떨어졌다.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이 큰 중국은 2021년 점유율이 24.3%에 달했지만 2022년 20.3%, 2023년 12.2%로 업황 침체에 따라 점차 축소되고 있다. 

식품·쇼핑 등 소매 부문 매출이 우세한 베트남 시장의 점유율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12.1%에서 2022년 14.3%, 2023년 17.1%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개장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매출 등의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롯데몰과 롯데마트 등 쇼핑·식품 부문이 안정적으로 연착륙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베트남 시장은 더욱 기대를 끌고 있다. 매출 성장세를 고려하면 2024년 실적에서 베트남이 인도네시아 시장을 제치고 점유율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2024년 실적만 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여세를 몰아 롯데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쇼핑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하이퐁과 다낭 등 베트남 내에서 약 10개 점포를 추가로 내려고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등 해외에서 시장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yonhap photo-3853="">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오픈 기념식 참석한 신동빈 회장(서울=연합뉴스)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참석해 있다. 2023.9.22 [롯데쇼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3-09-22 16:00:01/<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yonhap>


롯데쇼핑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의 경우 베트남에 3개, 인도네시아에 1개 점이 운영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베트남 15개, 인도네시아 48개 점까지 확장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과거 한국에서 영토를 확장했던 방법 그대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식품·쇼핑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K콘텐츠의 성장과 함께 롯데그룹의 성장도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1조 메가브랜드’ 플랜 가동 

신동빈 회장은 연매출 1조원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달 초 한일 롯데 식품 계열사 경영진과 벨기에, 폴란드의 글로벌 식품 생산거점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한일 식품사 시너지 창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곳에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열고 1조 메가 브랜드 육성 프로젝트 1호로 ‘빼빼로’를 선정했다.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는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사 경영진이 모여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다.

원롯데의 첫 번째 협력 전략 상품은 빼빼로다. 롯데웰푸드 빼빼로의 지난해 매출은 국내외를 합쳐 2000억원 수준이다. 한일 롯데는 2035년까지 빼빼로를 ‘글로벌 톱10·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빼빼로는 베트남, 인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벨기에, 러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등에 진출한 상황이다. 빼빼로의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베트남·인도 등 기존 진출 국가에서의 시장 확대, 잠재력 높은 신규 진출 국가 개척, 공동 소싱 및 마케팅 활동 지원 등이 검토되고 있다. 

신 회장은 “한일 롯데가 긴밀하게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 해외 매출 1조원이 넘는 다양한 메가 브랜드 육성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달라”고 강조했다. 

빼빼로로 모델 걸그룹 뉴진스. 롯데웰푸드 제공


한일 롯데는 빼빼로를 포함해 대표 브랜드 상품을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동 마케팅과 해외 유통망 효율화, 신제품 관련 양국 교차 지원활동을 논의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 상품, 일본 상품이 아닌 '롯데 상품'이라는 브랜드 중심으로 고객과 소통하기로 협의했다.

또 양사 대표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면밀히 분석한 후 글로벌 유통망을 효율화할 계획이며 신제품 출시에 앞서 한국과 일본에서 상호 협력해 테스트 베드(시험대)역할을 지원할 예정이다.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과자는 올해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띠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과자류 수출액은 4억9420만 달러(약 6605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15.4%나 증가했다. 

롯데는 여세를 몰아 마케팅 강화를 통해 수출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걸그룹 뉴진스와 함께 15개국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펼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020년부터 빼빼로데이(11월 11일)를 앞두고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이에 따라 작년 빼빼로 수출액은 540억원으로 2020년보다 80%나 증가했다. 

농식품부는 “한류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과자 수출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이 다양한 상품으로 현지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킨 것도 수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롯데웰푸드가 인도에서 과자류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롯데웰푸드 제공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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