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살리기 없나요”…높아진 대출 문턱, 입주 코앞 수분양자 ‘발 동동’
11월 입주 앞두고 대출 가로막힌 수분양자들 근심
급매 쏟아질까…“집값 상승 기대감 더 커, 입주장 불안 덜할 것”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관심을 받은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가 오는 1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실상 ‘둔촌주공 살리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수혜를 입었으나, 최근 들어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분양자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원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다음 달 12일부터 사흘간 사전점검을 진행한 이후 11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입주는 내년 3월 말까지다.
이곳 단지는 총 1만2032가구 규모로 일반분양 물량만 4768가구에 이른다. 올해 서울 강동구 전체 입주물량의 72.1% 수준이다.
단지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재건축이 진행되는 동안 뜻하지 않게 정부 정책의 수혜를 많이 입은 단지로 꼽힌다.
종전에는 분양가 9억원 이상 신축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대출이 불가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이 맞물리면서 정부는 2023년 초 중도금 대출을 전면 허용했다. 당시 분양을 앞둔 둔촌주공이 대출 규제 완화의 첫 적용 사례가 됐다.
전매제한 완화에 이어 올 2월께 실거주 의무를 3년간 유예하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이 단지는 또다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둔촌주공 살리기’ 정책을 내놓는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이달 들어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본격 시행된 데 이어 급등한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다. 시중은행도 이 같은 당국의 기조에 맞춰 자율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전세를 끼고 잔금을 치르려던 자금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특히 부동산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대부분 은행이 수분양자가 잔금까지 모두 치렀을 때 입주하려는 세입자에게 전세대출을 내주기로 하면서 집주인의 자금조달 여력이 부족하면 임차인까지 피해를 볼 가능성도 커졌다.
대출이 막히면서 일각에선 집주인들이 저렴하게 매물을 내놓거나 전셋값을 대폭 낮춰 임차인을 구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매머드급 단지인 만큼 자칫 일대 부동산 가격이 모두 영향을 받을 거란 우려도 나온다.
현재 매물로 나온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 시세를 살펴보면 전용 59㎡는 6억1000만~11억원, 국민평형으로 통하는 전용 84㎡는 6억9000만~13억원선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부 급매물이 등장하고 가격이 조정을 받을 순 있으나 입주장 대란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신축 물량이 귀한 데다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할 거란 견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갭투자 등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를 고려하고 들어간 분들은 대출 리스크로 혼선이 있을 수 있다”며 “잔금을 치르기 힘든 상황이라면 가격을 많이 낮춰 전세를 내놓거나 다른 경로로 자금을 융통하는 등 여러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에 매물을 내놓았을 때 이득인지, 대출이자를 더 고금리로 가져가더라도 물건을 들고 있는 게 유리한지 등을 따져볼 것”이라며 “서울은 신축에 대한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가격 상승 추세나 기대감 등이 작용하고 있어서 대단지 입주장 대란 등 시장이 출렁일 정도의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통상 규모가 큰 단지의 입주가 다가오면 인근에서 전세를 살던 수분양자들이 입주를 해야 되기 때문에 전세매물이 차츰 나온다”며 “단지 주변으로 매물이 늘고 가격이 떨어지는 등 분위기가 감지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그런 분위기가 확산하거나 매물이 늘어나는 추세가 아닌 것으로 미뤄볼 때 입주장에 대한 여파가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짧고 폭이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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