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거의 울면서 사과하더라”… 인종차별 동료 용서

최예슬 2024. 9. 2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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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자신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동료에 대해 "우리 모두 인간이라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용서했다.

26일(현지시간) 손흥민은 미디어 앞에 서 지난여름 인종차별 발언을 한 우루과이 출신 선수 로드리고 벤탕쿠르(27·토트넘 홋스퍼)와 관계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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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만난 손흥민(왼쪽)과 로드리고 벤탕쿠르. EPA연합뉴스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자신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동료에 대해 “우리 모두 인간이라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용서했다.

26일(현지시간) 손흥민은 미디어 앞에 서 지난여름 인종차별 발언을 한 우루과이 출신 선수 로드리고 벤탕쿠르(27·토트넘 홋스퍼)와 관계를 이야기했다. 그는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벤탕쿠르는 내게 정말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과도 했다”며 “내게 해명할 때는 거의 울먹거렸다. 진심을 느낄 수 있었고, 우리 모두 인간이라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로 돌아가 코파 아메리카를 준비하던 중 손흥민을 겨냥해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그는 미디어 인터뷰 중 “당신의 유니폼은 있으니 다른 한국인 선수 유니폼은 없냐”라는 리포터의 질문에 “손흥민?”이라고 되물으며 “손흥민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다 똑같이 생겼는데”라고 실언했다.

벤탕쿠르와 리포터는 폭소했지만 인종차별로 지탄을 받았다. 서양인의 관점에서 아시아인의 외모가 구별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그대로 담긴 발언이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벤탕쿠르를 향해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그는 SNS를 통해 “나의 형제, 쏘니.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비하하거나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어. 그것은 매우 나쁜 농담이었어. 사랑해 손흥민”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 사과문마저 지나치게 가볍다는 비판을 받았다. 손흥민이 직접 용서했다는 글을 올리고 나서야 사태는 일단락됐다. 영국축구협회(FA)는 벤탕쿠르의 인종차별 건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 FA는 “벤탕쿠르가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부정행위로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어 징계 여부를 따지는 절차가 시작됐다”며 “벤탕쿠르가 부적절한 언행이나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해 명예를 실추시켰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 손흥민이 재차 밝힌 용서 의사가 징계 수위에 영향을 줄지 관건이다. 손흥민은 “지금 FA에서 절차를 밟고 있어 할 말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벤탕쿠르와 추억이 많고, 사랑한다”며 “벤탕쿠르가 실수를 했지만 나는 문제 될 게 없었다. 우리는 팀 동료, 친구, 형제로서 나아갈 것이다. 꼭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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