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모건스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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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는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투자은행이다.
멸치라는 별명이 붙은 건 메릴린치와 어감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멸치가 떼로 몰려들었다 사라지듯 특정 종목에 대량 매수 주문을 한 뒤 추격 매수로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우는 식의 투자 기법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메릴린치가 공격적이고 대중적인 투자 스타일이라면 모건스탠리는 고급스럽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지닌 투자 은행을 지칭하는 '화이트 슈즈'의 대표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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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는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투자은행이다. 하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멸치’라고 부르며 기피한다. 멸치라는 별명이 붙은 건 메릴린치와 어감이 비슷하기도 하지만, 멸치가 떼로 몰려들었다 사라지듯 특정 종목에 대량 매수 주문을 한 뒤 추격 매수로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우는 식의 투자 기법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요즘도 증권사 주식투자 거래원에 메릴린치가 등장하면 게시판엔 “멸치가 떴다!”는 경고 문구가 종종 오른다.
메릴린치가 공격적이고 대중적인 투자 스타일이라면 모건스탠리는 고급스럽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지닌 투자 은행을 지칭하는 ‘화이트 슈즈’의 대표주자다. 화이트 슈즈란 용어는 20세기 초반 아이비리그(미국 동부 명문 사립대학) 출신 엘리트들이 여름에 흰색 벅스킨 더비 슈즈를 신었던 데서 유래한다.
이처럼 보수적 이미지의 모건스탠리가 최근 국내에서 공격적인 보고서를 제시해 논란을 일으켰다. 모건스탠리 아·태지부는 지난 15일 ‘겨울이 닥친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54%나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축소’로 변경했다. 반도체 메모리 시장의 수요 둔화에 따른 과잉공급 우려를 내세웠다. 업계에서 내년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최대 호황기가 될 것으로 보는 것과 정반대 전망으로 모건스탠리 미국 반도체 팀에서조차 이에 반하는 보고서를 내놨을 정도다. 특히 이 회사는 보고서를 내면서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는지 의심까지 사고 있다. SK하이닉스 보고서를 내기 이틀 전 서울지점 창구에서 100만주가 넘는 해당 주식의 매도 주문이 체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23일엔 대만의 TSMC에 대해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인 블랙웰의 수요 급증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SK하이닉스와는 상반된 보고서를 내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불공정 거래 조사 결과를 봐야겠지만 모건스탠리의 화이트 슈즈에 튄 흙탕물이 쉽게 지워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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