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 조롱거리 아닌 성총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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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교단 총회가 9월에 이어졌다.
이번에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의 총회장이 소위 얘기하는 모텔 사건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번 총회 보고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있는 예장 통합과 합동 교단의 교인이 지난 1년 동안 약 10만명씩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리스도께서 핏값 주고 산 그 교회가 이 세상에서, 더 나아가 몸된 교회 안에서 조롱거리가 아니라 거룩한 성총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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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교단 총회가 9월에 이어졌다. 한 교단의 1년 경영이 결산되고 무엇보다 교단의 1년을 넘어 미래를 그려가는 자리이기에 참 중요한 행사다. 물론 그 중요성에 비춰 사람들의 관심 역시 집중됐다. 기독교 언론에서도 실시간으로 총회 현황을 알리며 소식을 전하고, SNS에서는 소리 좀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모두 총회의 결정 등에 논평을 낸다. 그만큼 총회가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을 때 총회가 점점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론사 기자들과 SNS 논자들은 총회 기간이 돼가면 놀릴거리를 찾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어김없이 각 총회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낸다. 이번에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의 총회장이 소위 얘기하는 모텔 사건으로 주목을 끌었다. 놀라운 영상이 공개되고 총회장은 ‘직은 유지하되 직무는 포기한다’는 흥미로운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개최된 총회에서 가장 큰 이슈를 만들었는데, 그의 총회 출석과 등단 그리고 사회권 주장 등이었다. 총회 개회 당일 총회장은 사람들이 아직 모이지 않은 새벽에 교회로 잠입해 숨어 있다가 개회식에 등단해 개회만 선언하고 사라졌다. 전광석화 같은 그의 행보로 총회는 모두 바보가 돼버렸다. 총회만 그렇겠는가. 이 일을 눈여겨 지켜보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몇몇 교단의 여성목사 안수 문제도 조롱거리였다. 합동은 지난해 여성 사역자 강도권에 대한 의결을 했다가 바로 다음 날 취소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그리고 올해 1년간 연구를 거쳐 다시 논의가 되고 있다. 연구팀에서는 그래도 전향적인 제안을 내놓았는데 통과될지 의문이다. 물론 전향적인 제안에는 여성목사 안수에 대한 길목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면을 드러냈다. 그런데 합신 쪽에서 여성목사 안수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그 문제는 진리의 문제이니 허락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 시대착오적인 여성 폄하 의견이다.
모든 총회가 올해도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는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실은 논쟁이 아니라 선언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총회 자리는 반동성애 결의대회장 같다. 매년 비슷한 의견과 결의들이 쏟아지는데, 차이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이번 총회 보고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대표하고 있는 예장 통합과 합동 교단의 교인이 지난 1년 동안 약 10만명씩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빠른 교인수 감소가 지난해의 특이한 사항은 아니다. 이미 10년여 전부터 이어지는 감소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런데 총회에서는 이에 대한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대책이 논의됐다는 소식도 못 들었다. 문제에 대한 명확한 분석도 없이 부흥, 총동원, 배가와 같은 구시대적 구호만 난무하고 있다.
보통 사회에서는 이러한 총회가 열리면 소위 이야기하는 컨벤션 효과라는 것이 있다. 특히 정당이 전당대회를 하면 지지율이 상승하고, 대표하는 이들의 인기도 역시 올라간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총회는 역효과만 나온다. 총회 결의에 교인들이 박수치고 환호하는 일이 없다. 오히려 실망과 탄식만 이어지고 있다. 이미 이러한 교단 구조에 실망해 다른 길을 찾고 있는 젊은 목회자나 성도들이 많다. 총회가 이들에게 희망이 돼 줄 수는 없을까. 예수 믿겠다고 하는 이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이때에 교단의 총회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희망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총회도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라고 믿는다. 그리스도께서 핏값 주고 산 그 교회가 이 세상에서, 더 나아가 몸된 교회 안에서 조롱거리가 아니라 거룩한 성총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목회사회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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