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야바위꾼들” vs 野 “자율 투표”… ‘한석훈 부결’ 정면 충돌 정회 파행

최승욱,송경모 2024. 9. 2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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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한 명씩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표결에서 여당 몫 위원 선출안이 부결되면서 국회 본회의가 한때 정회하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국회는 26일 본회의 첫 안건으로 더불어민주당 추천 인사인 이숙진 전 여성가족부 차관의 인권위 위원 선출안을 표결에 부쳤고, 찬성 281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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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협의 관례 깨 상당수 반대표
대통령실 “어느 국회서도 없었던 일”
26일 국회 본회의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한석훈 국가인권위원 선출안 부결, 이숙진 위원 선출안 가결 결과가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한 위원은 여당 추천 인사, 이 위원은 야당 추천 인사다. 이병주 기자


여야가 한 명씩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표결에서 여당 몫 위원 선출안이 부결되면서 국회 본회의가 한때 정회하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국회는 26일 본회의 첫 안건으로 더불어민주당 추천 인사인 이숙진 전 여성가족부 차관의 인권위 위원 선출안을 표결에 부쳤고, 찬성 281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그러나 이어진 국민의힘 추천 인사 한석훈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위원 선출안은 재석 298명에 찬성 119표, 반대 173표, 기권 6표로 부결됐다. 여야가 협의를 거쳐 선출안을 올리면 그대로 통과되는 게 관례였는데 이것이 깨진 것이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 자율에 맡겨 투표하도록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인 한 후보자는 2021년부터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개표 결과가 나오자 본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다. 일격을 당한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산회하세요” “때려치워라” 등의 고성이 쏟아졌다. 일부 의원은 민주당 의석을 향해 “양심불량들” “야바위꾼들” 등 거친 언사를 날렸다. 민주당 의원들도 지지 않고 “맘에 안 들면 나가라”고 소리 지르며 맞서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결국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추경호·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간 논의 끝에 본회의가 30분간 정회했다. 본회의 속개 후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경찰청에서 사기범죄가 점점 창궐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보고받았는데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저는 (민주당과) 지난 이틀에 걸쳐 오늘 본회의에 대해 의사일정을 상세하게 협의했고, 인권위 한석훈 후보자와 이숙진 후보자에 대해서 양당이 공히 합의해서 선출하는 것으로 했다”며 “여야 합의는 도대체 왜 필요한가. 이런 중요한 단 한 가지의 약속도 지킬 수 없는데 우리가 국회에서 공존할 수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잘못된 인사에 대해서는 국회가 당연히 견제하고 비판해야 한다”며 “한 후보자가 마땅하지 않다, 부적절하다는 의사를 국민을 대신해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부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기꾼”라고 연호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이라고 맞대응해 외쳤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역대 어느 국회에서도 없었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최승욱 송경모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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