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0.25%P 내려가면 1년 뒤 서울 집값 0.83%P 오른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가면 1년 후 서울 집값이 0.83%포인트 오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9월 금융안정상황보고서 내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금융 안정 측면에서의 영향 점검’에서다.
한은이 충격반응함수(IRF)를 이용해 주택가격지수를 추정한 결과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은 1년 이후 0.43%포인트 오른다. 특히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상승 폭이 2배가량 커지는 것으로 계산됐다. 대출금리 하락이 주택구입 부담을 줄이고 매수심리를 부추겨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물가가 안정되고 내수부진 우려에도 한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 신중론을 펼치는 이유다.
실제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한 지난 2분기 이후 주택매매가격은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금리인하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되는 과정에서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0.2%가 넘는 서울지역 자치구는 7~8월에 15개를 넘어섰다.
대출금리 하락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높인다는 우려도 나왔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내려가면 1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0.6%포인트 늘어난다. 0.25%포인트 하락하면 가계대출 증가율은 0.15%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한은이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3분기(99.3%)에 정점을 찍고 꾸준히 하락해 올해 1분기 92.1%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 달에 5조~6조원씩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보이면 올해 4분기엔 92.4~92.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피벗 이후 전반적인 금융 불균형 관련 지표도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금융 여건 완화 이후 수요 요인에 따른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거시 건전성 정책 운용이 요구된다”며 “이미 발표된 정책을 예정대로 일관되게 시행하는 가운데 특히 스트레스 DSR의 안착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은은 금리 인하의 순기능도 있다고 봤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 축소와 취약 계층의 연체율 하락 등이다.
시장의 기대(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분기별 0.25%포인트씩 총 0.75%포인트)만큼 금리가 내려가면, 전체 부동산 PF 사업장의 이자 부담은 8000억원이 준다. PF 연체율도 1.2%포인트 하락한다.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고,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비은행의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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