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남은 홈런 2개…김도영의 마지막 과제
남은 경기는 3게임. 그는 홈런 2개를 추가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21)이 최고의 2024 시즌을 만들기 위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정규 시즌 1위를 확정 지은 뒤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 등 중심 타자들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힘을 아끼기 위해서다.
하지만 김도영만큼은 예외다. 그는 KIA가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한 뒤에도 계속해서 선발로 출전하고 있다.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40홈런-40도루 기록에 도전 중이기 때문이다. KBO리그 역사상 40-40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2015년 NC에서 뛴 외국인 선수 에릭 테임즈(미국·47홈런 40도루)가 유일하다.
KIA가 정규 시즌에 남겨놓은 경기는 3게임이다.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2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이다. 세 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돼 전력을 기울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 곳 모두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은 아니지만, 어려운 곳도 아니다.
김도영의 상대 성적도 좋은 편이다. 특히 한화전에서는 올해 가장 많은 7개의 홈런을 쳤다. 롯데전 타율은 0.377, NC전 타율은 무려 0.434다.
김도영은 지난 16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36, 37호 홈런을 몰아쳤다. 그리고 3경기 만인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8호 홈런을 기록했다. 최근 2경기에선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타격 감각은 좋기에 남은 경기에 홈런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최근 6경기 타율이 무려 5할(24타수 12안타)이고, 3경기 연속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서지만, 유리한 볼카운트라고 해서 무조건 배트를 휘두르는 스타일은 아니다.
큰 타구도 많이 날리고 있다.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두 번이나 비거리 120m를 넘는 장타를 날렸다. 24일 광주 삼성전 마지막 타석에서도 중앙 담장(121m) 바로 앞에서 타구가 잡혔다. 타구 방향이 하필 홈플레이트에서 담장까지 거리가 가장 긴 중앙을 향한 것이 아쉬웠다.
KIA 이범호 감독도 김도영에게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 올해 주로 3번 타자를 맡았던 김도영은 19일 두산전부터 1번 타자로 나섰다. 한 타석이라도 더 서게 하려는 감독의 배려다. 수비 부담도 줄여주기 위해 3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고 있다. 김도영은 “감독님의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홈런에 집중하기 위해 “도루는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미 40도루를 달성했기 때문에 부상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시즌 중에도 도루를 자제시켰다. 말리지 않았으면 60도루를 해냈을 것”이라고 했다.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김도영의 홈런 볼을 잡으려는 팬들이 몰리면서 외야석 입장권이 가장 먼저 팔려나간다.
김도영의 2024시즌은 말 그대로 화려했다. 그는 KBO가 시상하는 타자 기록 8개 부문에서 모두 10위 안에 드는 맹활약을 펼쳤다. 25일 현재 득점(141개)·장타율(0.656) 1위에 타율(0.350)·홈런(38개)·출루율(0.446) 2위, 최다안타(186개) 3위, 도루(40개) 6위, 타점(107개) 7위다.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도 갈아치웠고, 내추럴 히트 포 더 사이클(단타-2루타-3루타-홈런 순으로 치는 것)기록도 달성했다. 대표적인 세이버 매트릭스(야구를 수학·통계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 지표인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가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전체 1위(7.35)다. 올 시즌 KBO리그 선수 유니폼 판매량 1위도 김도영이다.
이런 활약을 앞세워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상(MVP)도 사실상 예약한 상태다.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와 삼성 구자욱도 좋은 성적을 냈지만, 김도영과 견주긴 어렵다. 소속 팀 KIA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끈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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