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車업계 ‘중국 수출 황금기’ 끝났다 [생생中國]

2024. 9. 2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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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수 부진이 세계 車시장 판도 바꾼다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BYD 공장 내부. (AFP)
중국 내수 침체가 길어지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해외 수출은 오히려 늘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도가 바뀌는 모습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중국의 올 8월 자동차 생산량은 249만2000대, 판매량은 245만3000대로 집계됐다. 생산량과 판매량은 지난 7월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3.2%, 5% 줄었다. 올 1~8월 누적 판매량(1499만2000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그만큼 중국 내수가 침체돼 있다는 의미다. 천스화 CAAM 부비서장은 “국내 소비가 전체적으로 부진하다”며 “큰 금액의 소비재에 속하는 자동차는 소비 심리가 더 약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여파로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세계 2위 자동차 제조사인 폭스바겐그룹은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내 완성차·부품 공장을 1곳씩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폭스바겐그룹의 중국 내 판매량은 2019년 420만대를 기록해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는 320만대까지 떨어졌다. 올 상반기에는 1년 전보다 7.4% 감소한 134만대가 판매됐다. 폭스바겐그룹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의 독일 직원 30만명 가운데 2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UBS, 2030년까지 중국산 전기차

전 세계 시장점유율 3분의 1 전망

BMW도 지난 9월 10일(현지 시간) 올해 영업이익 마진 전망치를 기존 8~10%에서 6~7%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시장에서 계속되는 수요 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BYD와의 협력 관계를 완전히 청산했다. 2011년 50 대 50 지분으로 고급 전기차 합작법인 ‘덴자(현지명 텅스)’를 설립한 벤츠와 BYD는 2021년 각각 90%, 10%로 지분을 조정한 바 있는데, 사업 부진이 이어지자 벤츠가 남은 10%마저 BYD에 완전히 매각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경영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최근 미국 포드는 순수 전기로 작동하는 3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 계획을 완전히 폐기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 7월부터 전기차 출시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그사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해외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CAAM에 따르면 올 8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1년 전 같은 달 대비 25.4%, 올 1~8월 누적 수출량은 377만3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3%나 늘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산 전기차의 생산 비중은 68.9%를 차지했다. 수출 비중은 2022년 16.4%에서 지난해 21.5%, 올해 상반기 21.3%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이자 전기차 수출의 선두인 BYD는 연간 차량 판매 목표치를 최근 4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목표인 360만대보다 11.1% 높인 규모다.

이런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고 진단한다. 글로벌 업체들이 중국에서 차량 수백만 대씩 판매하던 황금기는 끝났고, 중국 업체들이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는 것. 전기차 전문 컨설팅 업체 던인사이트의 마이클 던 CEO는 최근 CNN에 “외국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누렸던 영광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UBS는 2030년까지 중국 자동차 업체의 전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이 약 3분의 1에 도달할 것이며 그 여파로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song.kwangsub@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7호 (2024.09.25~2024.10.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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