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에게 명품 사주는 고1 남친… 뭐 이런 학생이?

김나연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skdus3390@naver.com) 2024. 9. 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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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피해자 가상 인물, 박도영
경찰청 사이버 도박 예방 캠페인
박도영 군(왼쪽)과 그에게 명품을 받은 여자친구(오른쪽) (인스타그램 캡쳐)
16세 고등학생 박도영 군의 인스타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 군은 친구에게 30만 원짜리 밥을 사고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사주며 화려한 일상을 자랑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피드에 명품 신발을 처분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는 근황을 올렸다. 며칠 후엔 검은색 사진과 함께 “이제 다 그만두고 싶다”는 글을 올리며 많은 이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이후 박 군의 정체가 드러나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박 군은 경찰청과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가 ‘청소년 사이버 도박 예방 및 근절 캠페인’을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박도영은 실제 인물이 아니라 청소년 사이버 도박 피해자의 얼굴을 인공지능(AI) 기술로 합성해 만들어진 가상 캐릭터다.

(인스타그램 캡쳐)
그 동안 박도영의 인스타그램은 사이버 도박으로 점차 일상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축구하고 바다로 여행가는 평범한 고등학생의 일상을 게시했다. 여자친구와 영화 관람, 초콜릿 선물, 네컷 사진 등 평범한 데이트 모습도 공개했다.

점차 친구들에게 고급 레스토랑 음식을 사주고 여자친구에게도 명품을 선물하며 재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교실에서 자주 휴대전화를 붙잡고 있는 사진도 올렸다.

(인스타그램 캡쳐)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시급 1만 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게시물과 명품 신발을 급히 처분한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후 “돈을 빌리고 잠수 탄 박도영”이라는 메시지가 쏟아진 휴대전화 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저 돈 잘 갚고 있다, 연락 그만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정체가 공개되기 전 마지막 게시물에서는 검정색 사진을 올리며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캡쳐)
(인스타그램 캡쳐)
지난 8월 4일 첫 게시물이 올라온 이후 약 한 달 간 피해 사례를 실감나게 재연하며 이 캠페인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경찰청과 토스는 “겉으로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사이버 도박에 빠져 막다른 길에 다다르는 주인공(박도영)을 통해 학부모와 어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토스와 함께 도박 의심 계좌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만들었다. 토스는 불법 도박에 활용되는 의심 계좌로 송금할 때 경고 알림 문구를 띄우는 기능과 연결된 가족에게 ‘위험’으로 의심되는 거래 및 송금에 대한 사고 유형과 발생 일자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사용되는 토스뱅크 계좌를 웹을 통해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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