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불안했던 본회의…여야 서로 규탄에 ‘민생법안’ 지연
임현범 2024. 9. 26. 19:56
김용현 국방장관 인사말 두고 초반 ‘신경전’
합의 깬 與 추천 인권위원 ‘부결’…여당 “민주 사기극”
거부권 ‘쟁점6법’ 재의결 불발에 야당 “용산 거수기…부끄러운 줄 알아야”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서 정면충돌하면서 민생법안 70여 개 처리가 지연됐다. 여당의 이탈표 단속으로 재의결에 부쳐진 노란봉투법 등 쟁점 6법은 최종 부결됐고, 합의를 깨고 여당 몫 인권위원 선임안이 통과되지 못하며 규탄대회가 열리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는 처음부터 불안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이 본회의장을 찾아 인사말을 한 가운데 다소 긴 발언이 이어지자 야당 측에서는 “짧게 적당히 해라” “빨리 들어가라” 등 고성이 터져 나왔다. 또 인사말을 마치고 들어가는 김 장관이 야당 측을 제외한 채 국회의장과 여당 측에게만 목례를 하면서 더 거친 말들도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인사를 왜 안 하느냐.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이 여당의 국방부 장관이냐”며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상황을 지켜본 우원식 국회의장도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여당에 인사하고 야당에 인사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진 본회의 중 인권위원 선출안 표결 결과를 두고 여야는 극한 대립의 모습을 보였다. 당초 여야는 합의를 통해 여야가 각각 추천한 국가인권위원 후보들을 선임하기로 했으나 민주당 의원 중 상당수가 부결표를 던지면서 여당 추천 한석훈 인권위원 후보만 선임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출안 표결 결과를 살펴보면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한석훈 후보자가 찬성 119표, 반대 173표, 기권6표로 불발됐다. 반면 민주당이 추천한 이숙진 후보자는 찬성 281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합의를 깬 표결 결과를 두고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에 따라 15분간 정회됐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5년 차에 이런 참담한 심정으로 여기에 서긴 처음인 것 같다”며 “경찰청에서 우리나라 사기범죄가 점점 창궐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는데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가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서미화 민주당 의원이 인권위의 막말과 인권을 짓밟는 행태에 대해 날카롭게 문제를 제기했다”며 “서 의원이 동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내용을 의원총회에서 말했고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여러분의 자의적 판단 아니냐”고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국회에 반송된 쟁점6법은 재석 3분의 2를 통과하지 못해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본회의에 상정된 쟁점6법은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이다. 이는 앞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들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쟁점6법 재표결이 끝난 직후 각각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여야 합의로 처리가 예고된 민생입법 70여 개의 통과가 늦어졌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기상천외한 국회의 모습을 봤다. 의사진행 하면서 안건처리 도중 거대야당이 규탄·시위하겠다고 요청하고 뛰어나갔다”며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은 아직도 당원인 줄 알고 하고 싶은 대로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기극은 정말 참담했다. 양심도 없고 최소한의 도의도 없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의회정치를 파괴했다”며 “인권위 선출투표에서 이 후보는 여야합의로 선출하고 한 후보는 멋대로 부결시켰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쟁점6법 부결시킨 점을 규탄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규탄대회 규탄사에서 “국민의힘이 본회의에서 방송4법과 민생회복지원금, 노란봉투법을 또다시 걷어찼다”며 “국민의 삶을 챙겨야 할 집권여당이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디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놀아나는 용산 거수기 노릇을 하겠다는 거냐”며 “양심이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을 만들어준 것은 국민이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는 각각의 규탄대회가 끝낸 뒤 민생법안 70여 개를 통과시키기 위해 다시 본회의장으로 복귀해 현재 표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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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합의 깬 與 추천 인권위원 ‘부결’…여당 “민주 사기극”
거부권 ‘쟁점6법’ 재의결 불발에 야당 “용산 거수기…부끄러운 줄 알아야”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서 정면충돌하면서 민생법안 70여 개 처리가 지연됐다. 여당의 이탈표 단속으로 재의결에 부쳐진 노란봉투법 등 쟁점 6법은 최종 부결됐고, 합의를 깨고 여당 몫 인권위원 선임안이 통과되지 못하며 규탄대회가 열리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는 처음부터 불안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이 본회의장을 찾아 인사말을 한 가운데 다소 긴 발언이 이어지자 야당 측에서는 “짧게 적당히 해라” “빨리 들어가라” 등 고성이 터져 나왔다. 또 인사말을 마치고 들어가는 김 장관이 야당 측을 제외한 채 국회의장과 여당 측에게만 목례를 하면서 더 거친 말들도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인사를 왜 안 하느냐.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이 여당의 국방부 장관이냐”며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상황을 지켜본 우원식 국회의장도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여당에 인사하고 야당에 인사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진 본회의 중 인권위원 선출안 표결 결과를 두고 여야는 극한 대립의 모습을 보였다. 당초 여야는 합의를 통해 여야가 각각 추천한 국가인권위원 후보들을 선임하기로 했으나 민주당 의원 중 상당수가 부결표를 던지면서 여당 추천 한석훈 인권위원 후보만 선임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출안 표결 결과를 살펴보면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한석훈 후보자가 찬성 119표, 반대 173표, 기권6표로 불발됐다. 반면 민주당이 추천한 이숙진 후보자는 찬성 281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합의를 깬 표결 결과를 두고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에 따라 15분간 정회됐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5년 차에 이런 참담한 심정으로 여기에 서긴 처음인 것 같다”며 “경찰청에서 우리나라 사기범죄가 점점 창궐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는데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가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서미화 민주당 의원이 인권위의 막말과 인권을 짓밟는 행태에 대해 날카롭게 문제를 제기했다”며 “서 의원이 동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 내용을 의원총회에서 말했고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여러분의 자의적 판단 아니냐”고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국회에 반송된 쟁점6법은 재석 3분의 2를 통과하지 못해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본회의에 상정된 쟁점6법은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이다. 이는 앞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들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쟁점6법 재표결이 끝난 직후 각각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여야 합의로 처리가 예고된 민생입법 70여 개의 통과가 늦어졌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기상천외한 국회의 모습을 봤다. 의사진행 하면서 안건처리 도중 거대야당이 규탄·시위하겠다고 요청하고 뛰어나갔다”며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은 아직도 당원인 줄 알고 하고 싶은 대로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기극은 정말 참담했다. 양심도 없고 최소한의 도의도 없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의회정치를 파괴했다”며 “인권위 선출투표에서 이 후보는 여야합의로 선출하고 한 후보는 멋대로 부결시켰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쟁점6법 부결시킨 점을 규탄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규탄대회 규탄사에서 “국민의힘이 본회의에서 방송4법과 민생회복지원금, 노란봉투법을 또다시 걷어찼다”며 “국민의 삶을 챙겨야 할 집권여당이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디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놀아나는 용산 거수기 노릇을 하겠다는 거냐”며 “양심이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을 만들어준 것은 국민이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는 각각의 규탄대회가 끝낸 뒤 민생법안 70여 개를 통과시키기 위해 다시 본회의장으로 복귀해 현재 표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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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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