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말꼬리 잡히지 않도록"… '인버스' 실언에 경고 메시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말꼬리 잡히지 않도록 언행에 신중을 기하자"고 말했다. 앞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토론회에서 "역할극이다", "인버스(주가 하락에 투자)하면 된다"는 등 실언이 반복되자 분위기를 다잡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회 각계 원로들의 평가를 듣고 있다"며 "말꼬리가 잡히지 않게 신중하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특정인을 지칭하거나 (문제가 된) 발언 자체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24일 금투세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주식이) 우하향 된다고 신념처럼 갖고 계시면 인버스 투자하시면 되지 않느냐. 선물 풋(옵션)을 잡으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인버스 펀드와 풋옵션 매수는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국회의원이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주식시장을 부양할 생각을 해야지 하락에 베팅하라는 거냐" 등 질타가 쏟아졌다.
토론회 직전엔 이강일 민주당 의원이 금투세 도입을 반대하는 투자자에게 "토론회는 역할극"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이 의원에 사과와 해명을 지시했다. '인버스 투자' 발언의 김 의원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신중하지 못한 단어 선택에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민주당 내부에선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에서 '유예'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한발 더 나가 아예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유예 입장이었는데, 최근 상황을 보니 유예가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 심화시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폐지) 해놓고 민주당이 집권해서 주식시장을 살린 다음에 상승기에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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