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수 120회, 30분의 쾌감”… Z세대 사로잡은 ‘러닝’

기록과 순위 상관 없이 즐기는 ‘펀러닝족’ 늘어
러너들 겨냥한 패션·유통업계 움직임도 활발
9~10월 러닝 대회, 각종 행사 이어져

러닝 크루 '뮤런'이 한강을 달리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노은수(24·대학생)씨는 최근 러닝을 즐겨 하고 있다. 노씨는 건강 유지 및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운동하는 친목 활동을 위해 러닝을 즐겨 한다고 밝혔다.

노씨는 “밤만 되면 날씨도 선선해 동생, 엄마, 아빠 네 명이 모두 함께 집 앞 성균관대학교 운동장에 나가 러닝을 하고 있다”며 “운동장이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아 정말 러닝 열풍인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노씨와 같이 기록과 순위에 상관없이 뛰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펀러닝’(Fun-running)족이 늘고 있다. 특히 Z세대 사이에서 러닝은 골프, 테니스, 헬스, 필라테스 등 유행에 이어 하나의 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심박수 120회, 달리기 30분’ 정도를 유지할 때 힘든 느낌이 쾌감과 행복으로 바뀌는 상태를 뜻하는 ‘러너스 하이’라는 단어도 일상 용어처럼 쓰이고 있다.

SNS에선 자신의 달리기 기록을 공유하는 게시물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26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러닝’이라는 해시태그를 포함한 게시물은 368만개에 이른다.

20~30대 청년층의 러닝 동호회에 가입도 급증하는 추세다. 러닝 크루 ‘뮤런’의 정혜욱 크루장은 “20·30세대의 러닝 크루 가입 문의가 매우 많아졌다. 최근에는 마라톤 대회 참가 신청을 ‘오픈런’해야 할 정도”라면서 “달리기에 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움직임도 활발하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러닝화 검색량은 작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닝 제품 전문 브랜드인 호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억3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4% 늘었으며 온러닝의 1분기 매출액도 5억800만스위스 프랑(약 5억60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러닝 크루 '불광천'이 운동장을 달리고 있다. 권현구 기자

러닝을 사랑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만한 패션·유통업계 행사도 잇따르고 있다.

나이키는 41명의 러너를 선발하는 팀 릴레이 레이스인 ‘나이키 런 제주 2024’ 를 열었다. 총 4일간의 예선전을 통해 상위 70개 팀이 선발됐고 오는 28~29일 제주도에서 본선이 진행될 예정이다.

뉴발란스도 오는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러닝 행사 ‘2024 런 유어 웨이’를 개최한다.

사전에 신청하지 못한 일반 시민을 위해 정식 대회 하루 전 28일엔 ▲2km 미니 레이스 ▲우먼스 프로그램 ▲러닝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체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도 이날부터 다음달 31일까지 6주간 매주 목요일마다 여의도 한강 공원 여의롤장에서 러너들을 위한 ‘특별 클래스’를 진행한다. 프로스펙스가 후원하는 ‘2024 춘천 마라톤’의 훈련을 위한 러닝 프로그램이다.

프로스펙스는 지난 7월 여의나루역에 조성된 ‘러너 스테이션’에서 고기능성 러닝화 ‘하이퍼 러시’ 체험존을 한 달간 운영했으며 ‘러닝 클래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상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권현구 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