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진, 제조체 견디는 non-GMO 식물 만드는 데 성공
유전자가위 석학,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 그린진이 엽록체 DNA를 정밀 교정하는 시스템을 이용해 논(non)-GMO(유전자변형작물) 제초제 저항 식물을 만드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기존에도 유전자 변형을 통한 제초제 저항 식물이 개발돼 있으나, 외부 유전자를 집어넣은 GMO 방식이라 논란이 컸다. 외부 유전자 주입이 아닌, 자체 핵 유전자 교정을 통한 논(Non)-GMO 식물도 개발됐으나, 꽃가루를 통해 외부로 번식되는 문제 때문에 상용화되지 못했다. 그린진의 이번 연구 결과는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츠에 실렸다. 그린진의 제초제 저항 식물은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GMO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논(non)-GMO 인증도 받았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탄소 화합물)로 변환하고, 이 과정에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지구의 온실가스 농도 조절에 기여한다. 광합성은 식물 세포 내의 엽록체라는 세포소기관에서 발생하는데, 엽록체는 광합성에 필요한 단백질들의 유전정보를 가진 자체 DNA를 가지고 있다. 현재 DNA 교정기술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크리스퍼-카스 시스템은 특정 DNA 서열을 인식하는데 필요한 가이드 RNA를 엽록체 내부로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엽록체 DNA 교정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연구진들에 의해 개발된 단백질 기반 염기교정효소 등을 이용해 교정 방법을 찾아냈다.
그린진 연구팀은 2022년 자체 개발한 유전자 교정 시스템 TALED를 식물 엽록체 DNA 교정에 적용했을 때 원치 않는 교정이 함께 일어나는 현상을 확인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ALED에 우라실-DNA 글리코실레이즈(UDG)를 융합했다. 또 이 기술을 이용해 광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D1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의 특정 염기를 교정해 제초제 저항 식물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 유전자의 도입이나, 엽록체 게놈 상에서 다른 변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정은 그린진 대표는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그린진의 기반 기술인 독보적 엽록체 유전자 정밀교정이 농작물 개발의 사업화 기간과 비용을 단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그린진 연구팀은 시장 파급력과 미충족 수요가 큰 잔디 시장을 목표로 제초제 내성 잔디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준호 과학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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