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관료 "트럼프 당선시 FTA 재검토…한국도 예외 없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협상에 참여했던 트럼프 행정부 출신 전직 관료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 한국과의 무역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본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대행은 2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연 학술행사에서 "미국은 실질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그(트럼프)가 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할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상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를 경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본 전 대행은 지난 2017년 한미 FTA 재협상 당시 USTR에 재직하며 트럼프 1기 행정부의 통상 정책을 이끌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재무장관으로 유력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의 측근으로도 꼽힌다.
본 전 대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연설에서 했던 말을 실행했다고 강조하면서 “그(트럼프)가 하는 말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 대선 기간 펜실베이니아 유세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일자리 킬러”라고 비판했고 취임 후 FTA 개정에 나섰다. 당시 언급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도 실현했다.
한미 FTA 재개정 2라운드? "대미 투자" vs "흑자 늘어"
여 전 본부장은 이날 행사에서 "최근 몇 년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에서 미국의 제조업과 공급망 재건에 한국 기업들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대미 투자도 2017년 150억 달러(약 20조원)에서 배에 가까운 280억 달러(약 37조원)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대미 흑자에 대해 "다른 국가들은 미국으로 대량 수출을 하면서 일자리를 미국에서 창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미국에서 창출하고 있다"며 "이 모든 건 '윈윈'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본 전 대행은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500억 달러가 넘는 흑자를 냈다고 생각해보라. 한국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라며 "(대미 흑자로 인해) 정치적 긴장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한국도 이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본 전 대행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미 FTA를 재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에 FTA를 개정한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본 전 대행은 "우리가 협상한 FTA의 개정이 FTA를 개선했다고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그 이후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어느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그(트럼프)가 자신이 말하는 관세에 대한 완전한 무임승차권(free pass)을 어느 국가에 준다면 놀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입품에 관세를 물려 한국 등 다른 나라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본 전 대행은 "무역 흑자로 인한 이익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교역 파트너에 정치적 불확실성을 초래하게 된다. 특히 교역 파트너가 오랫동안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면 그렇다"라고 했다.
여 전 본부장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을 우선하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관세를 강조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민주당의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여 전 본부장은 "미국은 제조 산업을 재건하려고 하지만 혼자 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미국의 완벽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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