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무덤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 나와"…발효유 문화 주장한 中

"청동기서부터 신장 지역에 발효유 문화 존재"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사막의 미라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베이징대 제3병원 등 연구진은 전날 국제 학술지 '셀'에 실린 논문을 통해 신장에서 동아시아 내륙으로 케피르((kefir)가 퍼진 추가 경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케피르는 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러시아 및 동유럽 국가의 전통 발효유를 뜻한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신장 남부 타림 분지의 샤오허 묘지에서 발견된 미라 목 주변에 흩어져있는 약 3500년 전 청동기 시대 유제품 샘플에서 염소와 발효 미생물의 디옥시리보핵산(DNA)을 발견했다. 이들이 확보한 유제품 샘플 3개에서 반추동물 우유, 유산균, 효모균에서 나오는 단백질이 확인되면서 케피르 치즈로 식별됐다. 케피르 치즈는 염소, 양, 소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유제품이다.

연구진은 "샤오허 사람들이 스텝(steppe, 풀만 무성한 평원) 문화에서 축산업을 적극적으로 수용했고 관련 발효 유제품인 케피르 치즈가 샤오허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 됐으며 이후 동아시아 내륙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타림 분지는 약 3300~ 3600년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기 시대 미라들이 발견된 곳이다. 이 미라들은 서양적인 특색을 띠는 외모와 차림새였지만, 2021년 고대 북유라시아인의 직계 후손이라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앞선 연구에서 중국 연구팀은 케피르 치즈가 소와 염소의 젖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반추동물의 젖을 사용한 케피어 생산의 역사적 기록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과학원 분자고생물학 연구실 소장이자 이번 연구를 주도한 푸자오메이는 "이번 발견은 '케피르 문화'가 청동기 시대부터 신장 지역에 존재해왔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며 "발효 우유음료가 오로지 현재의 러시아인 북코카서스 지역에서만 기원했다는 오랜 믿음에 도전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