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빠졌지만 표정 밝은 건설주…왜?
[한국경제TV 방서후 기자]
<앵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자 야심차게 등장한 밸류업 지수에 건설주는 하나도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미운 오리 새끼인 줄만 알았던 건설주를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이 퍼 담았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방서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국민연금은 지난 7월부터 보유한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를 재편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25개 종목의 지분율을 조정했는데, 이 기간 기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다름 아닌 건설주였습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의 비중을 약 11%, 10%로 각각 높였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와 현대차는 내다 팔았습니다.
국내 최대 투자기관이 자동차와 반도체를 팔면서까지 건설주를 담은 배경으로는 업황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된 주가가 꼽힙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회복되면서 건설사들이 집을 지어 먹고 살 만 해졌지만, 여전히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수준으로 낮습니다.
특히 HDC현산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마진이 높은 자체사업으로만 9조원이 넘는 수주 잔고를 보유 중인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수요가 몰리는 서울 사업장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종목을 포함한 건설주들이 밸류업 지수에서는 빠졌더라도 당분간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공사비 안정화 방안 등 호재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정부는 시멘트 등의 원자재 가격 하락 유도를 골자로 하는 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자금 조달 비용이 감소하고, 공사비가 내리면 원가율이 낮아져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개선됩니다.
다만 업황이 좋아져도 건설사들의 실적과 직결된 착공 물량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승준 / 하나증권 연구원: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대부분 빈 땅에서 짓는 게 아니라 부수고 짓는 재건축·재개발입니다. 올해 착공이 바로 증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매출이 늘어나는 게) 맞지만...]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착공 물량이 두드러지게 늘어날 수 있는 시점이 내년 하반기라고 보고 방망이를 길게 잡고 대응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편집: 하현지, CG: 한현강
방서후 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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