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치를 수능 통합사회·과학 이렇게 나온다 "개별 과목 아닌 융합 평가"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탐구 영역인 통합사회·통합과학의 예시 문항이 26일 처음 공개됐다. 한 문항에 여러 사회·과학 과목의 내용과 성취 기준을 반영한 문제들이 다수 포함됐다.
선택 없는 통합 사회·과학, 예시 문항 26개 공개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8학년도 수능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 문항으로 각 14개, 12개를 이날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에 따르면 이 수능부터 사회·과학 탐구 선택 과목이 폐지되고, 모든 학생이 사회와 과학 시험을 치르는 방식으로 바뀐다. 현재는 고2~3 때 배우는 17개 탐구 과목 중 1~2개를 선택해 수능을 치른다.
교육부는 개별 과목의 경계를 넘는 융합 평가로 학생의 논리적 사고 역량을 함양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소희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장은 “통합사회·통합과학은 일반적으로 고1 수준에서 편성한다”며 “수능 개편의 취지는 학습량이 늘어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 때문에 사교육이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과학 전 영역 결합한 문제 “완전한 신유형” 평가
예시 문항 14번은 자료로 지도를 제시하고, 선지에도 지리·사회문화 개념을 반영한 변별력 있는 문제로 평가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여러 과목이 결합한 문항은 통합사회 전 영역에 대한 지식과 개념 이해가 중요하다”며 “기존 교육청 모의고사, 수능 출제 패턴과는 완전히 다른 신유형 형태로 해석된다”고 했다.
통합과학은 일상 속 과학 개념을 토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예시 문항 8번을 보면 ‘내연 기관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의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한 학생들의 대화를 제시하면서 온실효과와 에너지 효율 등 개념을 이해하게 했다. 동시에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는 예시 문항 5번이 꼽힌다. 제시문은 산화 환원 반응을 언급하면서 지구과학·생명과학 개념을 이해했는지 평가하고, 문제 풀이 과정에서는 화학 개념을 알고 있는지를 본다.
고1 수준 평이하지만, 학습 부담 우려도
통합 과목은 고1 때 배우는 내용이라 문항 자체는 평이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물리·화학·지구과학 등을 통합과목에 ‘섞었다’는 관점보다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배운 ‘기초’라는 점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과학 모든 영역의 개념 이해가 중요하다는 점 학습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 대표는 “선택하지 않은 과목의 내용을 모르면 문제에 접근이 어렵다는 점에서 변별력이 확보될 수 있다”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학생과 학부모는 통합과목의 범위가 넓고 난도가 높아질 것으로 인식해 사교육 수요가 늘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이나 모의 평가에서 융합형 문항의 개수나 배점을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학생들은 1학년 때 배운 내용으로 수능을 치른다는 부담을 버리고, 단순 암기보다는 개념에 충실한 학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부는 “예시 문항은 수능 통합사회‧통합과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평이한 수준으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탐구영역 문항 개수와 배점, 시험시간 등은 내년 상반기 ‘2028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예시 문항은 평가원과 수능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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