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뚝 끊겼다"…대출 규제로 강남·마용성 아파트값도 주춤
“지금 공인중개업소가 쭉 들어선 상가 건물에 전화벨 소리 하나 안 나요.”
26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공인중개사는 이달 대출 규제 시행 후 시장 분위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거래가 뚝 끊겼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너무 오른 것 아니냐고 이 동네에서도 말이 나올 때 마침 정부의 대출 규제가 예고됐다”며 “은행의 규제 강도가 예상보다 세서 그런지 매수 문의가 확 줄었다”고 말했다.
이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과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자 서울 아파트값이 확연히 누그러지고 있다. 특히 강남 3구 등 주요 지역 아파트값도 관망세로 돌아서며 거래량이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전국 아파트 주간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폭은 전주 대비 0.12%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달 0.32%(8월 12일)에 달했던 주간상승률은 규제가 시작된 이달 들어 0.23%(9월 9일)→0.16%(9월 16일)→0.12%로 눈에 띄게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 집값의 둔화세가 완연하다.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단기간 가장 많이 올랐던 성동구는 주간상승률이 지난달 0.5~0.6%대에서 지난주부터 0.1%대로 뚝 떨어졌다. 서초구(0.23%), 송파구(0.17%), 용산구(0.19%), 마포구(0.18%) 등도 상승 폭이 크게 낮아졌다.
지난 두 달 간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른 데 따른 부담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잠실 엘스 등 주요 단지 매매가격이 2~3년 전 전고점을 대부분 회복했다”며 “워낙 많이 올라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공인중개사도 “집값도 비싼데 대출도 여의치 않으니 매수 문의가 확 줄었다”며 “집주인들도 아직은 가격을 내릴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관망세가 커지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감소 추세다.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는 7월 8855건에서 8월 들어 5970건으로 감소했고, 9월 신고 건은 현재 1000여건에 그치고 있다.
이날 부동산원 조사에서 인천(0.06%→0.05%), 경기(0.09%→0.08%) 지역의 상승 폭도 줄면서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 상승 폭도 지난주 0.11%에서 이번 주 0.09%로 축소됐다. 전세시장도 거래가 주춤해지며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12%에서 이번 주 0.10%로 낮아졌고, 수도권(0.12%→0.11%)도 상승 폭이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여파로 당분간 집값이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은 추격 매수에 부담이 커서 당분간 매도·매수인 간 힘겨루기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 금리 인하가 되면 전셋값 상승 추세, 주택 공급 부족, 유동성 유입이 맞물려 다시 매수 심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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