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뜬다' 소식에, 통영 KOVO컵 전 경기 매진

박진철 2024. 9. 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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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평일 3경기 모두 '초고속 매진'... 여자부 '안개 전력' 공개

[박진철 기자]

 김연경 선수
ⓒ 한국배구연맹
아무리 멀어도 '배구 황제' 김연경이 뜨면 달려간다.

현재 경남 통영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대회)에서도 '김연경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오는 30일 김연경(36·192cm)이 첫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지난 21일부터 남자부 경기가 진행 중이다. 29일부터 10월 6일까지는 여자부 경기가 열린다.

이번에도 최고 인기 팀은 단연 김연경을 보유한 흥국생명이다. 관심도가 V리그 남녀 14개 팀을 통틀어 '넘사벽' 수준으로 독보적이다. 이는 현재까지 KOVO컵 티켓 예매 상황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흥국생명은 오는 30일 오후 3시 30분에 일본 아란마레, 10월 2일 오후 7시 정관장, 10월 4일 오후 7시 IBK기업은행과 조별 리그를 치른다.

이런 가운데 30일 경기는 티켓 예매 시작 하루 만에, 10월 2일과 4일 경기는 티켓 예매창이 오픈되자마자 '1분 만에' 매진됐다. 티켓팅에 실패한 팬들은 취소표가 나오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그럴 기미도 안 보인다.

통영시는 수도권 배구팬들이 직관하기에는 거리가 꽤 먼 곳이다. 인구가 많은 대도시가 아니어서 관중 동원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남녀부 모두 아직까지 주말과 공휴일 경기에도 매진 사례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일하게 흥국생명만 평일 경기인데도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전 경기가 '초고속 매진'이 이뤄지고 있다.

통영시 너무 멀다? 김연경 경기 '올 매진' 열풍

한편, 이번 KOVO컵에 출전하는 여자부 8개 팀들은 각자 팬들의 이목을 끌 만한 요소들이 꽤 많다. 이번에는 외국인 선수까지 주전 멤버들이 출전한다는 점도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여자부는 현대건설을 제외하고, 나머지 7개 팀 모두가 전력이 '예측 불가' 상태다. 그동안 대부분 팀들이 연습 경기 등을 통해 전력을 점검해왔지만, 연습 경기와 실전 대회 결과는 또 다르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우승 팀 멤버들을 그대로 유지했다.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 후보일 수밖에 없다. 국내 선수 부분에서 현 대표팀 선수가 가장 많고, 외국인 선수인 모마(31)도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입증했다. 다른 팀들에 비해 7개 포지션이 가장 균형이 잡혔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김수지만 빼고 나머지 주전 선수가 모두 바뀌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일본 리그 최상위권 팀 JT 마블러스와 '공개 연습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한 바 있다.

지난 시즌 최대 약점이었던 세터, 리베로 포지션이 어느 정도 보강이 됐는지, 김연경 대각 아웃사이드 히터는 누가 주전을 차지할지 등이 관전 포인트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대표팀 주 공격수인 강소휘 영입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니콜로바-유니에스카 바티스타-강소휘 공격 삼각편대의 위력이 어느 정도로 올라왔는지도 주목된다. 그 결과에 우승 후보로 진입 여부가 달려 있다.

도로공사 삼각편대 주목... 부키리치-메가 '공존' 가능할까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가 열리고 있는 통영체육관 모습 (2024.9.21)
ⓒ 한국배구연맹
정관장은 부키리치(198cm)와 메가(185cm)가 코트에서 공존할 수 있느냐가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다. 두 선수의 포지션이 아포짓으로 똑같기 때문이다. 공존하려면 한 명은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으로 뛰어야 한다. 그럴 경우 리시브 부분에서 상대 팀의 집중적인 서브 폭탄을 견뎌낼 수 있을지 관건이다.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상황에 따라 둘 중 한 선수는 주전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주목되는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메가가 팀 훈련에 상당히 늦게 합류한다는 점이다. 현재 시점에서 메가는 남녀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올 시즌 팀 훈련'을 거의 하지 않은 상태다.

메가는 지난 시즌 V리그가 종료된 직후 곧바로 자국인 인도네시아 프로 리그를 뛰었다. 그 기간이 무려 4월 25일부터 7월 20일까지였다. 8월에는 동남아시아권 대회인 SEA V.League에 출전했다. 그리고 지난 18~19일에는 '인도네시아판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했다. 그렇다 보니, 메가는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도 대부분 자국에서 머물렀다.

V리그 개막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까지 국제대회도 아닌 자국의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장기간 팀 훈련에 합류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V리그에서 전례가 없는 사례로 논란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배구 전문가와 팬들 사이에선 "프로구단들이 아시아쿼터 선수에게 지나치게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정관장 팀팬들도 '메가 교체'를 요구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래저래 메가의 올 시즌 활약과 행보는 핫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변화 많은 IBK·GS... 페퍼의 야심 '탈꼴찌 그 이상'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FA 영입과 트레이드를 가장 파격적으로 한 팀이다. 이제 그 득과 실이 어떻게 나타날지 공개된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4월 FA 시장에서 대어인 이소영, 이주아를 영입했다.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후 전개된 FA 보상 국면에서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인 표승주를 정관장에 보냈다. 또한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리베로 신연경을 흥국생명에 보내는 초강수를 뒀다. 구단과 감독이 주도적으로 팀을 개편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IBK기업은행 전력도 예측 불가 상태가 됐다.

GS칼텍스는 선수 변화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핵심 공격수였던 강소휘, 주전 리베로 한다혜, 주전 미들블로커 정대영, 한수지가 FA 이적 또는 은퇴로 팀을 떠났다. 그러면서 의도하지 않은 '강제 리빌딩' 상황이 됐다. 사령탑도 이영택 감독을 새로 영입했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가장 난해한 팀이다.

페퍼저축은행은 과연 이번에는 '꼴찌 탈출'이 가능한지가 핵심이다. 장소연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고, 국가대표 주전 리베로 한다혜도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도 트라이아웃과 아시아쿼터 모두 1순위로 뽑았다. 멤버 구성만 보면 중위권 그 이상을 기대해야 하지만, 지난 시즌의 장기 연패 기억 때문에 섣불리 예단할 수도 없다.

일본 초청 팀도 '전력 강화'... 팬들은 흥미롭다

이번 KOVO컵 여자부는 해외 초청 팀으로 일본 1부 리그의 아란마레 팀이 출전한다. 그런데 아란마레도 최근 팀 전력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 큰 변화가 발생했다.

지난 1일 외국인 선수 2명을 전격 영입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대표팀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인 비첸코(29·192cm), 현 태국 대표팀 아웃사이드 히터인 돈폰(20·175cm)이다.

아란마레가 지난 시즌 일본 리그 정규리그에서 '22전 전패'로 최하위(12위)를 기록하고, 지난 8월 베트남에서 열린 VTV 컵 대회에서도 약세를 보인 핵심 이유는 그동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고, 일본 자국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러서다. 또한 선수 대부분이 166cm~175cm 사이의 단신 선수들로 구성됐다.

당연히 공격력과 블로킹 등에서 많은 약점이 있었다. 이번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약점들이 어느 정도 보강될 경우, 국내 팀들이 고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 입장에선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추가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레이크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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