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정녕 손흥민 사우디에 팔 건가..."1년 계약 연장" 재계약은 아직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선택이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는 대신 기존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포함되어 있는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결정했다. 손흥민의 현재 계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되는데, 연장 옵션이 발동될 경우 2025-26시즌까지 토트넘에서 뛸 수 있게 된다. 연장된 계약 기간까지 모두 채우면 토트넘에서 총 11년을 뛰게 되는 것이다.
손흥민은 27일(한국시간) 토트넘의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라바흐FK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재계약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손흥민은 "우리는 아직 (재계약에 대해) 어떠한 대화를 하지 않았다"며 "분명한 것은 내가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나이가 되면 매 순간이 목표다. 이번 시즌에는 우리가 여러 대회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이 부분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이어 "나는 지금의 상황과 이번 시즌에만 집중하는 중이다. 나는 토트넘과 토트넘 선수들,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걸 얻길 바란다. 그것이 내가 노력하는 이유"라며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나는 이 구단을 위해 모든 걸 바치려고 한다. 중요한 건 내가 아직 토트넘과의 계약이 끝나지 않았다는 거다. 나는 끝까지 내 모든 걸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토트넘과의 재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현재 계약이 끝날 때까지 토트넘에 헌신하겠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손흥민과 토트넘이 10년 동행을 마치고 결별하는 것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기도 했다.
이후 토트넘이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발동시켜 1년 더 동행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댄 킬패트릭은 25일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과의 동행을 1년 더 이어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킬패트릭은 "토트넘은 클럽의 주장인 손흥민과의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하는 조항을 발동시킬 예정이다. 손흥민의 기존 계약은 이번 시즌과 함께 끝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12개월 연장하는 옵션을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 소속이자 토트넘 관련 소식으로는 공신력이 높은 알레스데어 골드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두 토트넘 전담 기자로부터 같은 소식이 나왔기 때문에 이 루머가 틀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공신력 높은 매체로부터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재계약 대신 연장 옵션 활성화를 택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약 3개월이 지나 알려진 내용이다. 앞서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이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발동시키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다년 재계약을 맺지 않고 계약을 1년만 더 연장하게 됐다는 점에 만족할 만한 팬들은 없겠지만,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손흥민은 현재 32세로, 여전히 토트넘의 에이스이기는 하나 일반적인 커리어를 보내는 선수를 기준으로 커리어 황혼기에 접어드는 시점을 보내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첼시 등 세계적인 클럽들은 30대에 접어든 선수에게 웬만하면 장기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는다. 1+1년 식으로 기본 1년에 연장 옵션이 포함된 식으로 계약을 맺는 게 대부분이다. 그리고 구단의 이런 방침은 선수의 명성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손흥민도 토트넘에서 예외는 아니다. 구단의 리빙 레전드에 대한 대우가 아쉽다는 점에서 불만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반대로 토트넘 입장에서 생각하면 손흥민과 장기 계약을 맺는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진짜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 바로 토트넘의 의도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발동해 2025-26시즌까지 손흥민을 토트넘에 묶으려는 이유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손흥민이 기량을 유지하는지 확인한 뒤 또다시 기간이 짧은 계약을 제안하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손흥민이 자유계약(FA) 신분이 되지 않도록 계약 기간을 유지한 채 손흥민을 다른 구단에 매각하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
손흥민이 최근 두 시즌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과 연결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의심할 만한 시나리오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은 아시아 최고의 선수인 손흥민을 영입해 팀의 경기력적인 측면 외에도 마케팅적 측면에서 효과를 보려고 하고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데려온 뒤 누리고 있는 마케팅 효과는 모두가 안다.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은 지출에 인색하지 않다. 선수의 원 소속팀이 제안을 한 차례 거절하면 더 많은 액수의 이적료를 꺼낸다. 선수와의 연봉 협상도 마찬가지다.
토트넘 입장에서 생각하면 10년간 손흥민을 잘 쓰다가 넉넉한 이적료까지 챙길 수 있는 것이다. 토사구팽처럼 보이지만 이게 이익을 추구하는 프로스포츠의 냉혹한 현실이다.
물론 이 역시 하나의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지 않는 이상 손흥민은 2025-26시즌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 차기 행선지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니더라도 손흥민과 토트넘의 이별은 언젠가 벌어질 일이다. 그리고 그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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