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훈련이라며 인분 먹게 한 교회 조교‧목사…징역형 확정

지난 2020년 5월 12일, 서울 동대문구 빛과진리교회 외부에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교회는 인권침해 의혹으로 서울 동대문경찰서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연합뉴스

신앙 훈련을 한다며 교인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한 ‘빛과진리교회’ 담임목사와 관계자들이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김명진(65) 목사에게 강요 방조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요 혐의로 기소된 조교 최모(47)씨와 김모(49)씨 역시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개월을 확정받았다.

앞서 김 목사는 사도 바울의 고난을 체험하자며 가혹 행위에 가까운 신앙 훈련을 고안했다. 족보처럼 내려오는 세부 계획표에는 ‘사창가에서 복음 전하다 맞기’, ‘교회 하수구에 갇힘’, ‘변 먹기’, ‘다른 사람이 토한 것 맨손으로 치우기’, ‘냉동고에 들어가서 버티기’ 등이 있었다. 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리더 선발 과정에 불이익이 있었다.

최씨와 김씨는 2017년 5월~2018년 10월 교인들을 압박하며 “지금 당장 다시 하라”거나 “저랑 장난하나”라고 말하는 등 가혹행위를 강요한 걸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인분을 먹으라고 지시했고, 교회까지 40㎞ 거리를 걸어오도록 하거나 불가마에서 장시간 버티게 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언론에 이같은 실태를 폭로하며 인권침해 문제가 세상에 드러났다.

1심 법원은 재판에 넘겨진 김 목사에게 징역 2년을, 최씨와 김씨에게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인들은 자존감이 무너지는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지극히 비이성적이고 반인권적인 훈련을 강요했으며 헌법이 정한 종교의 자유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꾸짖었다. 김 목사 등은 “자발적 훈련. 담임목사는 이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법원 역시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리고 이들을 법정구속했다.

대법원도 김 목사 등의 상고를 기각하며 유죄가 확정됐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