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에 달린 비철금속·이차전지 공급망…경영권 분쟁 격화에 초조한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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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질수록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비철금속의 공급망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사모펀드 특성상 고려아연을 차후 다른 곳에 매각하는 '엑시트'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연 등 비철금속과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급망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사실상 국내 아연 공급망을 독점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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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질수록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비철금속의 공급망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사모펀드 특성상 고려아연을 차후 다른 곳에 매각하는 ‘엑시트’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연 등 비철금속과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급망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현재 약 10종류의 비철금속을 제련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게 아연이다. 은백색의 비철금속인 아연은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되지 않아 철강 부식 방지를 위한 도금재로 널리 쓰인다. 특히 자동차, 건축 자재 및 가전제품 제조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아연 수요는 42만t 규모였다. 이 중 고려아연이 24만t, 영풍이 15만t을 공급했다. 두 기업이 국내 아연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92%에 달하는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사실상 국내 아연 공급망을 독점하는 셈이다. 경영권을 넘겨받은 MBK파트너스가 생산 물량을 갑자기 줄이거나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견제할 수단이 사라지는 것이다. 향후 MBK파트너스가 엑시트를 할 때 해외 자본이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에는 국내 아연 공급망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고려아연은 미래 먹거리로 이차전지 핵심소재 밸류체인도 구축 중이다. 현재 매년 약 1.3만t 규모의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소재인 동박을 생산 중이며, 향후 투자를 통해 2027년까지 연 6만t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양극재 핵심소재인 황산니켈과 전구체 생산을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의 고객사인 국내 대기업들은 경영권 분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려아연이 자사에 필요한 핵심소재들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고려아연을 통해 공급망을 구축해 ‘탈 중국’을 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던 상황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니켈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다. 이에 지난해 8월 현대차는 해외법인인 HMG글로벌을 통해 고려아연에 5063억원을 투자해 고려아연의 지분 5%를 확보했다. LG화학 또한 2022년 11월 고려아연과 자사주 2576억원을 맞교환하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전구체의 자체 생산능력 강화를 위해 고려아연과 손을 잡았다.
정치권과 지자체에서 공급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MBK는 중국계 자본이 대량 유입된 펀드를 구성하고 있어 적대적 인수 시 핵심기술 유출 및 이차전지 분야의 해외 공급망 구축이 와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울산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 또한 “고려아연은 주요산업에 아연과 은 등 기초 원자재를 공급하는 곳”이라며 공급망 붕괴를 우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기술자들이 모두 퇴사하겠다는 선언을 한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고객사들은 품질 유지와 물량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지난 24일 입장문을 내고 “인수 후 핵심 기술 유출과 중국 매각설 등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일각에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인수하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들이 모두 중단되고, 이익에만 집중해 제품 품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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