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빅컷'에도 지지부진한 코스피…"무조건 호재 아냐"[AK라디오]
채권·금·리츠 투자 등 다각화 필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최근 빅컷(대규모 금리 인하) 단행이 글로벌 금융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빅컷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이후 약 4년 반 만에 이뤄진 금리 인하로, 이를 두고 전문가들의 해석과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연준은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둔화와 고용 시장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그 적절성과 향후 경제 흐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연준은 0.25%포인트씩의 기준금리 인상에서 벗어나 0.5%포인트 인하를 결정했다. 이른바 빅컷이다. 과거 0.25% 인상이나 인하를 흔히 '베이비 스텝'이라 부르는 반면, 0.5%포인트 이상의 금리 변화는 '빅스텝' 또는 '빅컷'이라고 불린다. 특히 0.75%포인트 이상의 변동은 '자이언트 스텝' 혹은 '울트라 스텝'으로 지칭되며, 이번 빅컷은 그동안의 금리 인상 기조와는 대조되는 통화정책 변화로 평가된다.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 인하는 고용 시장 둔화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경기 침체에 대한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이번 빅컷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금리 인하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금융 시장 전반에 걸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빅컷이 경기 연착륙을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와 고용 시장 냉각을 막기 위해 조기에 금리 인하를 단행한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파월 의장 역시 "경기 침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연착륙을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 시장도 연준의 결정에 화답하며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빅컷과 같은 대규모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를 막지 못했던 경우도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연준은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은행 파산과 신용 경색으로 인해 경기 침체는 장기화됐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연준과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했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저성장과 불황이 장기화된 바 있다. 일본 역시 1990년대 자산 버블 붕괴 이후 제로 금리 정책을 오랫동안 시행했으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들로 인해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빅컷이 오히려 경기 침체의 징후로 해석될 수 있으며, 자산 시장의 급격한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연준의 금리 인하가 타이밍을 놓쳤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공개될 경제 지표와 시장 상황에 따라 빅컷의 효과가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하가 미국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지수의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적인 산업에 대한 글로벌 자금 유입을 촉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연준이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미국 증시는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 증시는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이 통화정책의 딜레마를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한국은 부동산 시장 쏠림 현상으로 인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데, 이는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다만,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면,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금리 인하 초입에 들어선 상황에서 채권이나 금 투자가 유망한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채권은 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기에 투자하기 좋은 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장기채는 금리가 1%만 하락해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전문가의 평가도 있다.
또한 부동산 간접투자인 리츠(REITs) 역시 금리 인하에 따른 배당 수익 증대와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츠 선택 시에는 경기 민감도가 낮고 수요가 견조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미국 연준의 빅컷은 글로벌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곡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경제 지표에 따라 금융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신중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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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이선애 증권자본시장부장 lsa@asiae.co.kr
이경도 기자 lgd012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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