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55] '69년생 동갑내기' LG 세탁기, 글로벌 최초·최고 비결은
정길준 2024. 9. 26. 07:00
금성사 '백조 세탁기'로 국내 시장 개척
전자동에서 통돌이, 드럼, 워시타워로 진화
올해도 일체형 세탁건조기로 혁신 선봬
36년 써도 고장 없는 '넘사벽' 내구성까지
"유럽 발판 삼아 글로벌 세탁기 시장 공략"
1969년 처음 등장해 물에 젖은 주부들의 손을 빨랫감에서 해방시킨 LG전자 세탁기가 올해 일간스포츠와 함께 55주년을 맞았다. LG 세탁기 신제품은 차별화한 고객 경험과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언제나 '최초' 타이틀을 달고 소비자들과 만난다.
글로벌 가전 1위 LG전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편리함을 넘어 고객과 공감하는 AI(인공지능) 세탁기를 앞세워 새로운 트렌드를 예고하고 있다.
'가사 해방' 시작 알린 LG 세탁기
국내 최초의 세탁기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1969년 출시한 '백조 세탁기'다.
기계가 빨래를 대신하는 미래를 제시한 기념비적인 제품이지만, 당시 집안일의 기본인 빨래는 손과 비누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고 세탁기를 사치품으로 여기는 시대라 아쉽게도 얼마 가지 않아 생산이 중단됐다.
하지만 점차 가사 노동에 지친 소비자들의 마음이 열리면서 금성사는 1971년 다시 세탁기 개발에 착수했고 1년 만에 생산량이 49대에서 2만대로 확 뛰었다.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빨래를 할 수 있도록 1974년 세탁 종료 알림과 1977년 세탁과 헹굼이 자동으로 이어지는 2조식 자동세탁기를 선보였다.
세탁기가 일상에 녹아들면서 급격한 기술 성장이 이뤄진다. 1980년 금성사는 세탁과 헹굼에 탈수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전자동 세탁기' 시대를 열었다.
아직까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LG전자의 보급형 세탁기는 1990년대 들어 틀을 잡기 시작한다.
1993년에는 세탁물의 엉킴을 해결하기 위해 우주의 이치까지 접목한다. 세계 최초로 우주가 생성되는 단계의 무질서를 일컫는 '카오스 이론'을 녹여 세탁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그리고 '드럼 세탁기'가 나오기 전까지 대세였던 '통돌이 세탁기'가 1996년 매장에 전시됐다.
당시 세탁기는 세탁 날개나 봉만 회전하는 방식이었는데, 통돌이 세탁기는 세탁통이 통째로 돌고 세탁판은 역방향으로 움직여 더욱 강한 세탁력을 자랑했다.
'심장' DD모터 탑재하고 일체형 진화
세탁기를 대표 가전으로 키운 LG전자는 2000년대에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월드컵 4강 신화로 온 나라가 달아올랐던 2002년 고질병인 소음과 진동을 잡은 'DD모터'(다이렉트 드라이브 시스템)를 탑재한 드럼 세탁기 '트롬'을 출시했다.
LG전자 독자 기술이자 세탁기와 건조기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DD모터는 세탁물에 따라 최적의 회전 속도를 자동으로 맞춰 옷감 손상을 줄이고 소음과 진동, 고장을 최소화해 호응을 얻었다.
출시 첫해 국내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탁 용량은 2003년 12㎏에서 2004년 13㎏, 2005년 15㎏으로 조금씩 늘려 한꺼번에 많은 빨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2010년대에는 서로 다른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복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한다.
아이 옷 등 민감 의류와 일반 의류를 따로 세탁하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확산하자 8년간의 연구를 거쳐 2015년 두 개의 세탁기로 분리 세탁을 할 수 있는 '트윈워시'를 내놨다.
요즘 신혼부부들의 필수 구매 가전으로 자리매김한 직렬 결합 원바디 세탁건조기도 LG전자가 2020년 처음 내놨다.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는 세탁물을 빨고 말리는 과정까지 책임지며 소비자들이 집안일에 쏟는 시간을 보다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올해도 LG전자의 혁신은 멈추지 않았다. 세탁기에서 바로 위 건조기로 빨랫감을 옮기는 수고까지 던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선보이며 세탁 문화에 정점을 찍었다.
제품 크기는 유지하면서 확실한 건조 성능을 보장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전용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저온 제습) 모듈을 탑재했다. 옷감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 히터 방식을 쓰지 않는 국내 유일 100% 히트펌프 기술의 세탁건조기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최초 세탁기부터 복합형 세탁건조기인 워시타워와 워시콤보까지 오랫동안 쌓아온 핵심 부품 기술력인 코어테크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 넘어 일상 동반자로
해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LG전자는 빼어난 내구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한 고객이 금성사 시절 전자동 세탁기를 36년간 고장 없이 써오다 회사에 기부한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해당 고객에게 워시타워 컴팩트 모델을 선물했다.
이제 LG전자는 국내의 성공 신화를 밑거름 삼아 해외 세탁기 시장을 정조준한다. AI 신기능과 고효율 제품으로 가전을 넘어 일상의 동반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백승태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은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세탁기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신제품을 앞세워 유럽을 포함해 글로벌 세탁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전자동에서 통돌이, 드럼, 워시타워로 진화
올해도 일체형 세탁건조기로 혁신 선봬
36년 써도 고장 없는 '넘사벽' 내구성까지
"유럽 발판 삼아 글로벌 세탁기 시장 공략"
1969년 처음 등장해 물에 젖은 주부들의 손을 빨랫감에서 해방시킨 LG전자 세탁기가 올해 일간스포츠와 함께 55주년을 맞았다. LG 세탁기 신제품은 차별화한 고객 경험과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언제나 '최초' 타이틀을 달고 소비자들과 만난다.
글로벌 가전 1위 LG전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편리함을 넘어 고객과 공감하는 AI(인공지능) 세탁기를 앞세워 새로운 트렌드를 예고하고 있다.
'가사 해방' 시작 알린 LG 세탁기
국내 최초의 세탁기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1969년 출시한 '백조 세탁기'다.
기계가 빨래를 대신하는 미래를 제시한 기념비적인 제품이지만, 당시 집안일의 기본인 빨래는 손과 비누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고 세탁기를 사치품으로 여기는 시대라 아쉽게도 얼마 가지 않아 생산이 중단됐다.
하지만 점차 가사 노동에 지친 소비자들의 마음이 열리면서 금성사는 1971년 다시 세탁기 개발에 착수했고 1년 만에 생산량이 49대에서 2만대로 확 뛰었다.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빨래를 할 수 있도록 1974년 세탁 종료 알림과 1977년 세탁과 헹굼이 자동으로 이어지는 2조식 자동세탁기를 선보였다.
세탁기가 일상에 녹아들면서 급격한 기술 성장이 이뤄진다. 1980년 금성사는 세탁과 헹굼에 탈수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전자동 세탁기' 시대를 열었다.
아직까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LG전자의 보급형 세탁기는 1990년대 들어 틀을 잡기 시작한다.
1993년에는 세탁물의 엉킴을 해결하기 위해 우주의 이치까지 접목한다. 세계 최초로 우주가 생성되는 단계의 무질서를 일컫는 '카오스 이론'을 녹여 세탁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그리고 '드럼 세탁기'가 나오기 전까지 대세였던 '통돌이 세탁기'가 1996년 매장에 전시됐다.
당시 세탁기는 세탁 날개나 봉만 회전하는 방식이었는데, 통돌이 세탁기는 세탁통이 통째로 돌고 세탁판은 역방향으로 움직여 더욱 강한 세탁력을 자랑했다.
'심장' DD모터 탑재하고 일체형 진화
세탁기를 대표 가전으로 키운 LG전자는 2000년대에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월드컵 4강 신화로 온 나라가 달아올랐던 2002년 고질병인 소음과 진동을 잡은 'DD모터'(다이렉트 드라이브 시스템)를 탑재한 드럼 세탁기 '트롬'을 출시했다.
LG전자 독자 기술이자 세탁기와 건조기의 심장이나 다름없는 DD모터는 세탁물에 따라 최적의 회전 속도를 자동으로 맞춰 옷감 손상을 줄이고 소음과 진동, 고장을 최소화해 호응을 얻었다.
출시 첫해 국내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탁 용량은 2003년 12㎏에서 2004년 13㎏, 2005년 15㎏으로 조금씩 늘려 한꺼번에 많은 빨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2010년대에는 서로 다른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복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한다.
아이 옷 등 민감 의류와 일반 의류를 따로 세탁하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확산하자 8년간의 연구를 거쳐 2015년 두 개의 세탁기로 분리 세탁을 할 수 있는 '트윈워시'를 내놨다.
요즘 신혼부부들의 필수 구매 가전으로 자리매김한 직렬 결합 원바디 세탁건조기도 LG전자가 2020년 처음 내놨다.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는 세탁물을 빨고 말리는 과정까지 책임지며 소비자들이 집안일에 쏟는 시간을 보다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올해도 LG전자의 혁신은 멈추지 않았다. 세탁기에서 바로 위 건조기로 빨랫감을 옮기는 수고까지 던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선보이며 세탁 문화에 정점을 찍었다.
제품 크기는 유지하면서 확실한 건조 성능을 보장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전용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저온 제습) 모듈을 탑재했다. 옷감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 히터 방식을 쓰지 않는 국내 유일 100% 히트펌프 기술의 세탁건조기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최초 세탁기부터 복합형 세탁건조기인 워시타워와 워시콤보까지 오랫동안 쌓아온 핵심 부품 기술력인 코어테크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 넘어 일상 동반자로
해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LG전자는 빼어난 내구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한 고객이 금성사 시절 전자동 세탁기를 36년간 고장 없이 써오다 회사에 기부한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해당 고객에게 워시타워 컴팩트 모델을 선물했다.
이제 LG전자는 국내의 성공 신화를 밑거름 삼아 해외 세탁기 시장을 정조준한다. AI 신기능과 고효율 제품으로 가전을 넘어 일상의 동반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백승태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은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세탁기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신제품을 앞세워 유럽을 포함해 글로벌 세탁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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