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국제음악제는 ‘중부유럽여행’ 떠나요

10월 18~26일 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려… 한국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작품도 소개

올해 서울국제음악제 포스터(왼쪽)와 류재준 예술감독. 서울국제음악제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 설렘과 기대를 안고 폴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대표 작곡가들의 걸작을 여행 가방 속에 담아보았습니다.”

올해 16회째인 서울국제음악제(SIMF)가 ‘중부유럽여행’이라는 주제로 10월 18~2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과 일신홀에서 열린다. 류재준 예술감독은 25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국제음악제의 꽃은 SIMF 오케스트라”라면서 “전 세계 최상급 연주자들이 모여 만들어낸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휘자 만프레드 호네크,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 바이올리니스트 엘리나 베헬레·백주영, 첼리스트 아르토 노라스, 피아니스트 문지영·김규연·랄프 고토니,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이 축제에 참여한다고 소개했다.

우선 중부유럽 국가들을 주제로 한 실내악 공연이 18∼20일, 22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네 차례 열린다. 18일 개막 공연은 SIMF 실내악단이 ‘바르샤바의 가을’을 주제로 폴란드 대표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한다. 시마노프스키의 ‘신화’와 킬라르의 ‘목관악기를 위한 오중주’, 펜데레츠키의 ‘클라리넷·호른·바이올린·비올라·첼로·피아노를 위한 육중주’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19일에는 ‘비엔나의 여름’을 주제로 SIMF 실내악단과 함께 오스트리아를 여행한다. 슈베르트의 ‘팔중주 바장조’와 쇤베르크의 ‘현악 육중주를 위한 정화된 밤’을 선보인다. 20일은 ‘프라하의 봄’을 주제로 체코로 떠난다. SIMF 실내악단이 드보르자크의 ‘세레나데 라단조’와 ‘피아노 오중주 가장조’, 스메타나의 ‘피아노 삼중주 사단조’를 연주한다. 22일에는 ‘부다페스트의 겨울’을 주제로 헝가리 음악과 함께 한다. 바르톡의 ‘금관악기를 위한 모음곡’과 도흐나니의 ‘피아노 오중주 2번’, 코다이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세레나데’가 무대에 오른다.

이어 25일에는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와 랄프 고토니가 슈베르트의 가곡 ‘겨울 나그네’를, 26일 폐막공연에서는 미국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오스트리아 출신 지휘자 만프레트 호네크가 SIMF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류재준의 ‘클라리넷 협주곡’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이 협연자로 나선다. 류 감독은 “현악기에 비해 관악기 연주자들은 활동할 무대가 적은 편”이라며 “이번 음악제를 통해 관악의 매력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에선 특별히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SIMF 실내악단이 21일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서울의 정경’을 주제로 이원정의 ‘여창가곡과 현악앙상블을 위한 귀천’과 김지향의 ‘테네브래’를 초연한다. 또 ‘한국 현대음악의 대부’로 알려진 고(故) 강석희 작곡가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그가 작곡한 ‘부루’도 연주한다. 류 감독은 “한국에 현대음악을 처음 뿌리내린 선구자와 그의 후계자들이 만들어내는 음악들은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는 역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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