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영 목사의 다함께 선교] 일상에서 시작하십시오
캐나다에서 온 선교사 부부를 교회 선교관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어떻게 한국에 오게 됐는지 물었습니다. 그들이 전해준 이야기가 제게 깊은 울림을 줬습니다. 대학 시절 선교단체에서 만난 한 교수님의 도전이 그들의 삶을 바꿨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마지막 시대의 선교를 위해 쓰시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한국은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돼 있습니다. 남한은 놀라운 신앙의 부흥을 경험한 나라이지만 북한은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곳입니다. 누군가는 북한에도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같은 동족인 남한 사람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남한 사람도 들어갈 수 없는 북한에 우리 캐나다 사람들은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곳에 가서 선교하라고 부르시는 것은 아닌지 기도해야 합니다.”
이 부르심에 반응해 해당 선교단체의 여러 부부 선교사가 북한 선교에 자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언어를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 와서 어학당에 다니며 북한 선교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말은 단순한 선교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어떤 기회를 주셨고 나에게 맡기신 사명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었습니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범하게 느껴지는 일상 속에도 하나님의 뜻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서 있는 이곳, 나에게 열린 기회와 만남, 이런 것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주신 선교지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또한 내가 있는 자리에서 어떤 부름을 받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선교는 먼 곳에서만 이뤄지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는 각자에게 맞는 길을 열어주십니다. 중요한 건 그 길이 보일 때 응답하는 것입니다.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내가 있는 그곳이 하나님께서 주신 선교지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선교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 또한 이 자리에서 부름받았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도 이 땅에 하나님의 선교사로 오셨듯 나 역시 일상 속에서 그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가정 역시 선교지입니다. 사도행전 16장에서 바울이 빌립보 교도관에게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고 말한 것처럼 나를 통해 가정이 구원받을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직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곳으로 보내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직장도 하나님께서 주신 선교지입니다. 사도행전 9장에는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던 중 예수님을 만나 회심하게 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박해자가 전도자로 변한 후 같은 길을 가더라도 그 목적은 전혀 달라졌습니다.
바울은 감옥에서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도 자신들이 머무는 곳에서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증언했습니다. 병원에 있든 군대에 있든 내가 있는 자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선교지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고난 속에서 만나는 이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기회가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주님은 언제 어디서나 복음을 전하라고 명하십니다. 해외 선교의 비전을 받았다면 기도로 준비해야 하겠지만 떠나기 전까지는 내가 있는 자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선교지입니다. 구원받아야 할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선교는 일상 속에서 시작됩니다. 주님의 얼굴은 온 세상을 향하고 있지만 우리의 눈은 가까이 있는 이웃을 살펴야 합니다. 가족 친구 동료 주변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 그게 우리의 선교입니다.
“내가 밟는 모든 땅 주를 예배하게 하소서. 주의 보혈로 덮어지게 하소서. 내가 선 이곳 주의 거룩한 곳 되게 하소서. 주의 향기로 물들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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