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코니·김건우 한방 통했다… OK저축은행 ‘유종의 미’

컵대회 마지막 경기 KB손보 꺾어
양팀 2년 차 신예들의 투혼 눈길
루코니 극단적 기복 문제는 ‘과제’

OK저축은행 김건우가 25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컵대회 A조 조별리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이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자칫 3전패로 대회를 마칠 뻔했으나 KB손해보험에 셧아웃 패배를 안기며 컵대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체면을 차렸다.

OK저축은행은 25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컵대회 A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3대 0(25-22, 25-18, 25-21)으로 이겼다. 지난 1, 2차전에선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며 무력하게 패배했지만 이날은 셧아웃 승리로 설욕에 성공했다. 올 시즌 새로 부임한 미겔 리베라 KB손해보험 감독은 데뷔 첫 승을 다음으로 기약했다.

앞선 조별리그에서 이미 2패를 기록해 4강 진출에 실패한 두 팀은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특히 2년 차 신예들의 투혼이 빛났다. OK저축은행에선 김건우가 13점, KB손해보험에선 윤서진이 11점으로 맹활약하며 새로운 토종 공격수 탄생의 기대감을 밝혔다.

1승을 향한 팽팽한 신경전 끝에 웃은 쪽은 OK저축은행이었다. 올 시즌 합류한 새 외국인 선수 루코니가 김건우와 함께 13점을 기록한 가운데, 아웃사이드 히터 김웅비도 8점으로 뒤를 받쳤다. KB손해보험 역시 윤서진-스테이플즈-비예나 삼각 편대가 고루 득점을 올렸으나 범실 23개를 쏟아내 무릎을 꿇었다.

올해 컵대회는 V리그 모의고사 성격이 짙었다. 대회 일정이 마무리된 후 리그 개막까지 휴식 기간이 매우 짧은 데다가,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까지 대부분 출전해 각 팀이 가진 패를 미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에 변화가 컸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 레오와 재계약을 맺지 않았고, 아시아쿼터 선수 역시 아웃사이드 히터 장 빙롱을 새로 데려왔다. 이 외에도 각 포지션마다 선수들 면면이 달라지면서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의 새 시즌 구상에 의문 부호가 찍히던 차였다.

이날 승리로 다소 우려를 털었지만 동시에 큰 과제도 떠안았다. 루코니의 극단적인 기복 문제가 대표적이다. 루코니는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선 16득점 공격 성공률 48.3%로 활약했지만 대한항공과 2차전에서 9점 공격 성공률 36%에 그쳤다. 이날 경기에선 세트간 기복이 매우 심했다. 1세트 9득점 공격 성공률 53.3%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는 듯했으나 2세트에선 0점을 기록하며 세터와 호흡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