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작전에 심리전까지… 이스라엘의 정교한 공격

조성은 2024. 9. 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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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조직 붕괴를 노린 '양면 작전'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십수 년간 수집해온 헤즈볼라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지도부와 군사시설을 표적 타격하는 한편, 민간인 지역 폭격과 각종 심리전 수단을 동원해 레바논 국민을 동요시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의 교훈을 바탕으로 레바논 내 헤즈볼라 목표물 수천 곳을 확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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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수뇌부 8명 중 6명 제거
민가 타격으로 레바논 민심 흔들어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이 24일(현지시간) 북부 사페드 상공에서 헤즈볼라가 쏘아올린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이날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조직 붕괴를 노린 ‘양면 작전’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십수 년간 수집해온 헤즈볼라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지도부와 군사시설을 표적 타격하는 한편, 민간인 지역 폭격과 각종 심리전 수단을 동원해 레바논 국민을 동요시키고 있다. 오랜 기간 레바논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헤즈볼라 특유의 조직 구조에 맞춘 전술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의 교훈을 바탕으로 레바논 내 헤즈볼라 목표물 수천 곳을 확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단 하루 사이 레바논 내 목표물 1600여곳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FT에 따르면 2006년 전쟁 당시 이스라엘군이 확보했던 목표물은 수십 곳에 불과했다. 이후 이스라엘군 정보 당국은 헤즈볼라와 여러 차례 소규모 교전을 거치며 정보를 수집해 왔다. 여기에 더해 인공위성과 드론 정찰, 휴민트(인적 정보) 등을 종합함으로써 미사일 발사대 위치와 내부 지휘체계 등 헤즈볼라 전반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축적한 정보를 바탕으로 헤즈볼라 고위 인사를 겨냥한 ‘참수 작전’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헤즈볼라 1인자 하산 나스랄라의 휘하 수뇌부 8명 중 2인자 이브라힘 아킬 라드완군 사령관을 포함한 6명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은 2명 중 1명인 알리 카라키 남부지역 사령관도 최근 표적 공습을 받았으나 생사는 파악되지 않았다. 24일에는 헤즈볼라 미사일·로켓부대 사령관 이브라힘 무함마드 쿠바이시의 사망이 확인됐다.

전직 이스라엘군 정보 관계자는 FT에 “이스라엘군은 첫 번째 단계로 헤즈볼라 지도부를 정조준했다”며 “그간 제거된 헤즈볼라 인사들만 봐도 정보 당국이 고급 정보를 수집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피해를 무릅쓰고 대규모 융단 폭격을 강행하는 데는 헤즈볼라에 대한 레바논 국민의 여론을 악화시키려는 의도도 존재한다. 헤즈볼라는 지난 수십 년간 무장정파를 넘어 병원과 보건소, 학교를 운영하는 등 레바논 사회에 깊이 뿌리내려 왔다. 어윈 맨스도프 예루살렘 안보외교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예루살렘포스트 기고문에서 “레바논 국민들에게 가해지는 심리적 압박은 결국 헤즈볼라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헤즈볼라가 최근 이란에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는 헤즈볼라의 군사행동 요구에 대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 중이라는 점을 들며 “지금은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평화를 원하고 누구와도 전쟁이나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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