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폭염에 지친 가을 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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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록적인 폭염이 추석까지 이어졌다.
가을맞이 눈요깃거리로 꽃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3~22일 행사 기간 내내 폭염이 이어지면서 꽃이 피지 않아 축제를 준비하는 관계자들의 속을 태웠고,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꽃축제가 아니더라도 가을에는 가볼 만한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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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록적인 폭염이 추석까지 이어졌다. 이후 폭우가 내리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오랜 기간 한여름을 달군 더위가 주춤하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하다. 어느새 가을은 또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가을맞이 눈요깃거리로 꽃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꽃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생물학적으로는 우리 뇌의 후두엽에서 색을 인식하는 과정이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진다. 굳이 과학적인 잣대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꽃에 몰입하는 순간만큼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다.
하지만 이상기후에 꽃축제들도 비상이다. 폭염 때문에 예년과 달리 꽃이 피지 않아 ‘꽃 없는 꽃축제’가 부지기수다. 경남 거제시는 이달 초 열린 ‘청마꽃들축제’를 앞두고 둔덕면 방하리 들판과 행사장 진·출입로에 코스모스를 심었다. 하지만 폭염과 가뭄으로 테마 꽃인 코스모스가 자라지 않아 ‘앙꼬 없는 찐빵’이 돼 버렸다. 매년 9월 꽃무릇 개화 시기에 맞춰 열리는 전남 영광군의 ‘영광 불갑산 상사화축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13~22일 행사 기간 내내 폭염이 이어지면서 꽃이 피지 않아 축제를 준비하는 관계자들의 속을 태웠고,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지난 12일 전남 함평군 해보면에서 개막한 함평모악산 꽃무릇축제는 꽃이 피기도 전에 폐막했다. 27일 개막 예정이었던 전남 신안 아스타꽃 축제는 개화 상태가 좋지 않아 아예 취소됐다.
축제의 경우 한번 정해진 일정을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기후위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계절성이 담긴 지역축제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봄에는 벚꽃 개화가 늦어져 벚꽃축제 기간이 늦춰지거나 연장되기도 했다. ‘죽을죄를 졌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라는 한 지자체의 사과문이 화제가 됐다.
이길 수 없다면 끈질긴 노력으로 극복하면 한다. 올해 초 화천산천어축제의 얼음을 얼리는 노하우가 주목받았다. 20여년에 걸쳐 얼음을 얼리는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 두꺼운 얼음을 유지했다. 포근한 겨울 날씨 탓에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인근 지역 겨울축제가 개막을 연기하거나 야외 낚시터를 아예 운영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매년 ‘벚꽃 피는 날’을 정확하게 맞히는 벚꽃축제 담당 공무원도 본받을 만하다. 그는 민간 기상업체에서 제공하는 개화 예측을 참고하고 매년 일주일 일찍 꽃이 피는 ‘외톨이 벚나무’를 유심히 살펴 벚꽃이 피는 최저 온도와 일 평균기온의 차이를 더한 적산온도를 적용해 개화 시기를 예측한다.
꽃축제가 아니더라도 가을에는 가볼 만한 곳이 많다. 마침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여행 캠페인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가는 가을’을 실시하면서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이 기간 관광열차 5개 노선 50% 할인 및 ‘내일로패스’ 1만원 할인, 비수도권 숙박할인권 50만장과 품질인증 숙박업소 할인, ‘여행가는 가을’의 100여개 상품 20% 할인 등이 지원된다.
‘가을은 짧지만 가을의 추억은 길다’라는 말처럼 가을에는 추억을 남기고 싶고 그래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가을이 점점 짧아지는 만큼 금세 지나간다. 이 좋은 계절을 다시 맞으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늦기 전에 떠나보자.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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